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개장 첫 날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새 대통령이 미국의 황금기를 다시 만들겠다고 공언하자 대기업 30개로 이뤄진 다우 지수가 크게 오른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8.22포인트(1.24%) 상승한 44,026.0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52.58포인트(0.88%) 오른 6,049.24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126.58포인트(0.64%) 올라 지수는 19,756.78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쓰리엠(3M)이 4% 이상 오르면서 실적 상승세를 반영했다. 빅테크 가운데는 엔비디아와 아마존이 2% 이상 올랐고 알파벳과 메타 플랫폼도 1% 안팎에서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AI(인공지능) 관련 규제를 대폭 풀겠다고 하자 기대감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 판매 감소 영향을 받아 3% 이상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수석 정치 경제학자 알렉 필립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즉각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고 정책 발표는 예상보다 더 온건했다"며 "지금으로서는 예상보다 우선순위가 낮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첫날 행정 명령에 서명하면서 국경 정책 때문에 2월 1일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틱톡(TikTok)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기관에 외국과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을 연구하라고 지시하는 광범위한 명령을 내렸다.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온 첫날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이를 그가 예상보다 강경책을 내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울프 리서치는 관세 정책이 시행되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토빈 마커스 미국 정책 및 정치 책임자는 "중국과 무역에 대한 전반적인 화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관세는 불가피하지만 협상이 성공하거나 실패할 명분이 마련되지 않을 때까지 정책은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오히려 에너지 관련주들은 최근 상승세를 반납하며 급락세를 기록했다. 에너지 산업은 S&P 500 11개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0.6%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 연료 생산을 늘리려 국가적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영향 때문이다. 에너지 생산량이 증가하면 글로벌 석유 및 가스 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생산자의 최종 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본 에너지가 3% 하락했고, 워렌버핏이 사들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엄도 2% 이상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강한 미국 군대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방위 주식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세계의 전쟁이 끝나가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전세계의 방위비 지출이 늘어나거나 적어도 삭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작용한 결과다.
록히드 마틴과 헌팅턴인갈스 등이 3% 이상 올랐다. 130억 달러 규모의 상장 주가지수펀드(ETF)인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ITA)도 3% 넘게 상승했다. 반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대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태양광 관련주들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그린 뉴딜이라 부르는 인플레이션 감소법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인베스코 솔라 ETF(TAN)와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ICLN) 등이 1~2% 떨어졌다. 퍼스트솔라와 선런 등은 3% 이상 급락했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