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개막]
“내달 1일 멕시코-加에 25% 관세”… 정부, 통상담당 등 실무단 급파
최상목 “동맹을 다시 위대하게”… ‘MAGA’ 활용한 메시지 X에 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제47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후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01.2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무역협정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험대에 올랐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보편 관세 부과는 첫날 시행되진 않았지만 멕시코와 캐나다에 2월 1일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며 의지를 재확인했다.
삼성전자가 멕시코 공장 라인 일부의 미국 이전을 검토하는 등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졌다.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직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무역 정책’의 이행을 지시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에는 무역협정을 맺은 국가들과 “상호적이며 공통으로 유리한 양보를 얻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하거나 적절한 개정을 권고하라”고 지시했다.
한미 FTA 역시 기존 무역협정이라는 측면에서 재검토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2021년 종료 예정이던 한국산 화물자동차(픽업트럭)의 관세(25%)가 2040년까지 연장된 바 있다.
첫 관세 부과 대상국과 적용 시기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멕시코와 캐나다에) 2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지자 대상 연설에서 “관세는 우리를 엄청나게 부자로 만들 것이다. 우리를 떠난 기업을 다시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관세와 수입세 등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징수할 ‘대외수입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우선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힘에 따라 미국 수출을 위해 멕시코 등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계산도 복잡해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하는 건조기 라인 일부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FTA 재협상과 관세 폭탄 우려 속에 수출 직격탄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등 실무 대표단을 현지에 급파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1∼6월) 수출이 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2월 발표를 목표로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식 시작 직후 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을 다시 위대하게(Making the Alliance Great Again) 만들길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