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개별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쿠팡에 부과된 과징금이 가장 많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공정위의 전체 제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중 가장 많은 과징금을 받은 곳은 쿠팡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2개 계열사(쿠팡·씨피엘비)에서 총 1401억7800만 원을 지난해 부과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이 1400억4900만 원·씨피엘비가 1억2900만 원이었다.

CEO스코어가 집계한 기간 중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5502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4350억 원) 대비 약 26.5% 증가한 수치다. 총 부과된 과징금 중 쿠팡이 약 4분의 1 이상(25.5%)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앞서 쿠팡과 씨피엘비는 쿠팡 앱에서 고객이 상품명 검색 시, 자사 PB상품을 인위적으로 상위에 노출되도록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또 구매 후기 작성에 자사 임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해 눈총을 받고 있다. 쿠팡Inc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사이며 이날 김 의장은 미 의사당 내 노예해방의 홀(Emancipation Hall)에서 취임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카카오가 725억50만 원의 과징금을 조사 기간 동안 부과받아 쿠팡의 뒤를 이었다. 대상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724억 원)·카카오(9800만 원)·에스엠브랜드마케팅(250만 원) 등 3곳이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72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지난해 12월 151억 원으로 확정되면서 과징금이 감소했다.

씨제이는 24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아 대기업집단 중 과징금 부과 규모가 세 번째로 많았다. 대상 기업은 씨제이프레시웨이(167억원)·프레시원(78억원) 2곳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씨제이프레시웨이는 중소 상공인과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한 지역 식자재 유통사업자 프레시원 11개사에 인력 221명을 파견, 약 334억원의 인건비를 부당 지원했다. 씨제이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 설립 후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입, 결과적으로 씨제이프레시웨이가 최대주주가 되도록 계약을 맺었다. 공정위는 이를 사실상의 합작계약이 아닌 중소상공인의 골목 상권을 침해한 것으로 봤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197억6300만 원) △글로벌세아(148억4600만 원) △삼표(120억6200만 원) △넥슨(116억4200만 원) △효성(112억3700만 원) △케이티(86억600만 원) △엘에스(72억7800만 원) 순으로 많았다.

대기업집단에는 속하지 않지만 과징금을 100억 원 이상 부과받은 기업집단으로는 KH그룹(510억400만 원)·한샘(264억8900만 원)·에넥스(173억9600만 원) 등이 있다.

스카이데일리 김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