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AI 서비스는 게임 그래픽용으로 개발된 GPU에 의존해왔다. GPU가 중앙처리장치(CPU)에 비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일반 컴퓨터의 두뇌 격인 CPU는 통상 데이터를 순서대로 하나씩 직렬 처리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에 비해 GPU는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구조다.
GPU는 애초에 그래픽 처리 용도로 개발됐기 때문에 텍스트나 음성 데이터 등을 처리할 때 시간·비용·전력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기업들은 개별 AI 알고리즘에 맞게 AI 반도체를 설계해 특정 데이터 처리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특정 AI 서비스를 위한 ‘맞춤형’ 두뇌를 만들어 데이터 연산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등 상용화엔 ‘필수’AI 반도체는 일부 차세대 AI 서비스에선 ‘없으면 안 되는’ 요소다. 자율주행이 대표적이다. 차량 전후좌우 방향 영상이나 레이저 반향 데이터를 비롯해 교통 신호, 노면 상황, 위치, 일대 교통량 등 각종 정보를 실시간 동시 처리해야 한다. 연산 속도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본격 상용화를 위해선 고성능 AI 반도체가 필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AI 반도체 시장이 2020년 121억달러(약 15조3730억원)에서 내년 343억달러(약 43조578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엔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AI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데이터센터와 에지컴퓨팅, 각종 단말기 등에서 AI 기술 적용이 늘어나면서 분야별로 최적화된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