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선물의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어느 쪽이 정상인가?
원유 선물 시장에서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개념 중 어느 것이 정상인지를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콘탱고란 만기가 먼 월물(원월물)이 만기가 가까운 월물(근월물)보다 가격이 높은 상태를 의미하며, 반대로 백워데이션은 만기가 가까운 월물의 가격이 만기가 먼 월물보다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KOSPI200 지수선물에서는 콘탱고가 일반적이며, 정상적인 상태로 간주됩니다. 이는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차이가 주로 금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금리가 음(-)의 값을 가지지 않으므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태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원유 선물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원유와 같은 실물 자산에 대한 선물의 이론가격은 보유비용 모형에 따라 계산됩니다.
즉,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에 보유비용을 더한 값이 됩니다. 보유비용이란 원유 현물을 보유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금융비용, 보관료, 보험료 등을 포함합니다. 이론적으로 원유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아야 하는 콘탱고 상태가 정상입니다.
실제 시장에서의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백워데이션 상태가 더 자주 나타났습니다. 1983년부터 금융위기 전까지 최근월물과 차근월물 간의 스프레드를 분석해 보면, 백워데이션 상태가 전체 거래일의 58%를 차지했고, 콘탱고 상태는 42%에 불과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편의수익(Convenience Yield)'입니다.
편의수익은 선물 이론가격 계산식에 포함되는 요소로, 선물 매수로 현물을 나중에 인도받는 대신 현재 현물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의미합니다. 편의수익이 양(+)의 값을 가지면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비싸지게 되어 백워데이션 상태가 나타납니다.
금융위기 이후의 변화
금융위기 이후 원유 선물 시장에서는 콘탱고가 더 일반적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부터 최근까지(2008~2015년) 백워데이션은 전체 거래일의 21%에 불과했으며, 콘탱고는 79%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인해 당장 원유를 보유할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편의수익 개념은 원유 선물 시장의 백워데이션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그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결국 편의수익은 시장 상황과 원유 가격 전망, 투자자 심리 등에 의해 변동되는 변수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