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가 23일 장 초반 11% 급등했다가 1% 아래로 떨어졌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2분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보다 2250원(10.66%) 오른 2만3350원에 거래됐다. 오전 11시26분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350원(1.66%) 내린 2만750원으로 고꾸라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으나 이날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 소식에 등락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증거 인멸 염려, 도망 염려 등이다.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이브의 SM엔터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엔터 주가를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한 혐의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며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우려가 커졌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한다.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기소 의견으로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 법인까지 포함해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 형을 받으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은 최종 판결에서 김 위원장이 유죄 판결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는 오랜 기간이 남았으나 카카오 경영진 역시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분산해야 한다는 점은 향후 신성장 동력 발굴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