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수신액도 넉넉한 상황이라 향후 정기예금 금리의 상승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만기 6개월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총 852조2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후 사상 최대치다.
특히,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592조437억원에 달했다. 그 뒤를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196조7770억원, 2년 이상 3년 미만이 32조6108억원, 3년 이상이 30조7823억원 등이었다. 기간별 정기예금 잔액 역시 모두 역대 최대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예금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고객들이 서둘러 만기가 긴 예금에 가입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연 4%대 금리의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췄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등에 따르면 24일 기준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단리) 중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으로 최고 연 3.90% 수준이다.
저축은행에서는 에큐온저축은행의 ‘처음만난예금’(최고 연 3.95%)이 금리가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10월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준거금리가 되는 채권금리의 반등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