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에서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사측의 사옥 폐쇄 결정에 해산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전날 사측이 환불자금 부족을 이유로 10억원 이상 집행 불가 상황을 전하자 대거 귀가했으며, 건물 안에 남아있던 200여명도 이날 경찰에 의해 해산되며 사옥은 다시 폐쇄됐다. 2024.7.27/뉴스1 ⓒ News1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상품기획자(MD)에게 물어보니 순차적으로 처리(정산)할 예정인데, 언제 될지는 알 수 없다고 하네요. 기약 없는 기다림에 피가 마릅니다."
이는 티몬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해 온 한 소비자의 하소연이다. 소비자 200여 명에 돈을 돌려준 데 그친 티몬이 돌연 '환불 중단'을 선언하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위메프는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사옥 점거가 길어지자, 현장 환불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창구를 단일화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전날 큐텐으로부터 환불 자금을 받지 못해 소비자 대상 환불을 중단한다고 발표헀다. 소비자들의 항의 방문을 막기 위해 본사도 이날 폐쇄했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큐텐 재무로부터) 환불 자금 지급이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며 "오후에 시스템 불안정 때문에 계속 지연이 돼 다른 방식으로 지급하려고 했는데, 최종 부결이 돼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 지금은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기준 티몬에 환불을 신청한 고객은 2600여 명이며 티몬은 이 중 260명에 10억 원가량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26일 오전 6시 현장 환불 중단을 발표하고 온라인으로만 신청을 받겠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25일까지 1500명에 대해 환불을 마쳤다.
26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현장 접수 대신 온라인과 고객센터 중심으로 환불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에 항의하고 있다. 2024.7.26/뉴스1 ⓒ News1 임여익 기자
◇"기약 없어 피 마른다"…'대금 떼인' 영세 입점업체, 도산 위기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보내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도 망연자실하다. 티몬과 위메프가 소비자 환불을 우선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세 입점업체에 대한 피해 보상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액은 17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에 따르면 이들을 통해 위메프에 입점한 소상공인 중 42개 사가 약 26억 원의 판매대금을 떼였다.
티몬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했다는 한 소상공인은 "경쟁업체들이 다 티몬에 다 입점한 터라 떠밀리듯 입점을 했는데 다 물려서 부도 위기"라며 "5월쯤부터 쿠폰 할인 행사 등을 많이 진행해서 (티몬을 통해 제품이) 많이 나간 터라 더 타격이 크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영체업체들은 "지금 물려있는 금액(미정산액)이 5억 원이 넘는다" "우리 부도나면 자재업체들까지 연쇄 부도" 등의 심경을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