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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 美 해군 ‘함정 유지·보수’ 첫 수주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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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리서치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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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이 7함대 소속의 군수 지원함을 대대적으로 수리하는 사업 입찰에 한국 조선 업계가 참여해 첫 수주 기대감이 높다. 사진은 미 해군이 운용 중인 4만t급 군수 지원함 중 하나로 이번 프로젝트 대상과 같은 급이나, 직접 연관은 없다. /미 해군


한국 조선 업계가 미 해군이 발주하는 ‘함정 MRO(유지·보수)’ 사업 수주에 참여한다.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최대 함대인 ‘7함대’ 소속의 대형 군수 지원함 한 척을 대대적으로 수리하는 프로젝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이 사업에 신청서를 내고, 이달 중 나올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연 20조원 규모의 미 함정 MRO 시장에 첫발을 들인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 해군과 전력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 해군은 동맹국의 조선 기술을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미국 조선 업계가 인력난 등으로 생산·보수 여력이 부족해 동맹국에 함정 수리를 맡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 조선 업계는 최근 함정 사업을 해외로 확대하면서, 미국 수요와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올 초 미 해군 장관이 한국 조선소를 방문해 K조선 기술을 살펴보고 간 뒤여서, 수주 기대감도 높다.





그래픽=이진영


◇수주 기대감 높아… 연 20조원 시장 첫발 가능할까


15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MRO 사업은 노후된 ‘4만t급 보급선’을 육상 야드에 올려 놓고 부품 하나하나를 분해해 완전히 새롭게 개조하는 창정비(廠整備) 프로젝트다.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가 부여하는 중정비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함정 정비 협약)를 갖춰야 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잇따라 이 자격을 취득했다. 수주 금액은 수백억원대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지난 6월부터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 업체에 입찰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때문에 이번 사업을 한국 조선소에 맡기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 장관이 HD현대중공업의 울산 조선소와 한화오션의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한국과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델 토로 장관은 한국 방문 이후 현지 언론에 “선박 건조 공정의 디지털화 수준과 실시간 모니터링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은 그동안 서태평양에 주둔하는 함정의 MRO를 일본·필리핀·인도 등의 수리 조선소에 맡긴 적이 있는데, 한국 조선 업계가 이 사업에 뛰어들자 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선박 수주 물량이 늘어나 배를 건조할 수 있는 공간인 도크가 꽉 차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 해군의 노후 함정 증가로 향후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회는 많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본격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 함정 동맹’ 본격화


올해 미 국방부 예산 중 함정 MRO 예산은 136억달러(약 19조원)다. 해외 업체들이 수주 가능한 비전투함 MRO 사업은 이 중 일부다. 미국 내 운항하는 선박은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존스법’ 등에 따라, 해군의 전투함 정비 작업도 미 본토에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보급선 같은 비전투함 일부 정비만 해외에 맡기고 있다. 다만 노후 함정이 늘고 있는 미국이 향후 이 예산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우리 조선 업계는 함정 MRO를 시작으로, 함정 신조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1300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한 미 현지 ‘필리 조선소’ 인수 절차를 연내 마무리한 뒤, 함정 건조 자격을 신청할 계획이다. HD현대도 미 현지 조선소 등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도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을 주목하고 있다. 델 토로 장관은 지난 4월 현지 한 포럼에서 “한국, 일본과 군함 건조 협력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해군 전력 경쟁이 있다. 작전 능력이나 위력은 중국이 미 해군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양적으론 중국이 2015년부터 미국을 넘어섰다. 현재 중국이 운영하는 전투함은 234척으로 미 해군의 219척보다 많다. 중국의 선박 건조 능력이 미국의 230배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미국 유력 싱크탱크나 전직 군 관료 등은 한국·일본과의 동맹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지난 6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은 선박 건조 역량을 확대하기 힘들지만, 2023년 세계 선박 건조의 26%를 차지한 한국, 14%인 일본과 협력해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했다.


☞M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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