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네꼭지로 본 세계
자사주 매입 줄인 기업 내부자들
사회문제가 된 중국 '청년 실업'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한 EU
고용지표에 고민 깊어진 연준
[美, 자사주 매입 줄어든 이유 ]
증시 하락에 대비하는 거물들
미국 기업 내부자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내부자 주식거래 정보업체 인사이더센티먼트닷컴은 지난 7월 미국의 내부자가 자사주를 거래한 미국 기업 중 순매수세를 기록한 곳은 15.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이다. 이 비중은 9월에도 21.9%에 머물러 10년 평균치(26.3%)를 밑돌았다.
자사주 매입 규모도 감소세다. 또다른 내부자 주식거래 정보업체 워싱턴서비스는 올 1~9월 기업 임원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23억 달러(약 3조980억원)로 지난해 동기(30억 달러) 대비 7억 달러(약 74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최근 미 주요 기업의 수장들은 자사주 매입이 아닌 매각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올해 103억 달러(약 13조8741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마크 저커버그도 21억 달러(약 2조8200억원)어치의 메타 주식을 팔았다.
전문가들은 기업 내부자의 자사주 거래 규모가 주가의 방향성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인사이더센티먼트닷컴 고문인 네자트 세이훈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내부자 거래는 전체적인 주식 수익률을 알려주는 매우 강력한 예측 변수"라며 "자사주 매입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향후 주요 기업의 주식 수익률이 평균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시사한다"고 말했다.
내부자의 자사주 매입 규모 감소가 경기침체를 우려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WSJ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2770억 달러(약 373조원)로 사상 최대"라며 "이는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기업 내부자뿐만 아니라 월가의 거물들도 증시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