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을 두고 "난장판인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기자 질문에 "저는 국회를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내년에는 꼭 가고 싶다"며 "(야당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하면서 국회에 오라는 건 국민들 보는 앞에서 대통령 무릎 꿇고 망신 좀 당해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 갔는데 더 많은 의석을 구성하는 정당이 로텐더홀에서 피켓시위를 하면서 본회의장에 안 들어왔다"며 "(국회에) 오라고 해서 갔더니 돌아앉아 있고 박수를 (안 치는 건) 기본이고 악수도 거부하고 야유하고 '대통령 그만두지 왜 왔냐' 라는 사람까지, 이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건 아무리 정치권에서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만은 기본 프로토콜로 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는 건데, 난장판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이라는 건 아주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람들한테 예외적으로 하는 조항이다. 어느 나라를 봐도, 미국은 탄핵당한 대통령 하나도 없다"며 "(야당이) 탄핵소추를 남발하고, 소문만 난 것에 특검 (이름을) 붙이고 동행명령장을 남발하는 건 국회로 오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시정연설 내용과 관련 "야당을 극하거나 야당에서 불쾌하게 생각할 만한 이야기들을 안 넣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넣었다. 그 순간만큼은 저도 야당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제가 준비한 내용을 한덕수 국무총리가 말씀했는데 '윤석열 오라고 해' 이런 얘기가 나왔다는 걸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서 국회에 오라는 건 국민들 보는 앞에서 대통령 무릎 꿇고 망신 좀 당해라 (하는 것)"이라며 "이건 정치를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자는 게 아니다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에 도착해서 나갈 때까지만이라도 저도 시정연설에서 밉지만 야당을 존중하는 이야기들을 할 것"이라며 "야당도 아무리 정치적으로 제가 밉고 어제까지는 퇴진 운동을 하더라도 그 시간만을 지켜준다면 10번이라도 가고 싶다"고 밝혔다.
뉴시스 하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