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까지 이익 21조원 훌쩍
이익률 10%대…도요타와 대등
글로벌 판매량은 폭스바겐 추격
글로벌 3위 완성차그룹인 현대차그룹이 올해 3분기와 1∼3분기(누적) 영업이익이 2위인 폭스바겐그룹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그룹이 중국 시장 부진 등으로 남은 4분기 실적 반등을 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현대차그룹은 1위인 도요타그룹과 함께 올해 글로벌 수익성 ‘톱2’ 완성차그룹에 오를 것이 유력시된다.
7일 판매량 기준 글로벌 1∼3위 완성차업체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3분기 매출 69조4481억원과 영업이익 6조4622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8조9081억원, 21조368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3분기와 1∼3분기 모두 1위인 도요타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 6일 한국의 3분기에 해당하는 2024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도요타그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조4446억엔(약 103조8000억원), 1조1558억엔(약 10조5000억원)이었다. 1∼3분기는 매출 34조3550억엔(약 311조5000억원), 영업이익 3조5768억엔(약 3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영업이익에서 폭스바겐그룹을 크게 따돌렸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85억유로(약 118조원), 28억6000만유로(약 4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1∼3분기는 매출 2372억7900만유로(355조8307억원), 영업이익 129억700만유로(19조3557억원)였다. 3분기와 1∼3분기 누적치 모두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이 2조원 이상 많은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증 연장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가량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폭스바겐그룹의 부진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그룹을 큰 포인트 차로 앞섰다.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3분기와 1∼3분기가 각각 9.3%, 10.2%인 데 반해 폭스바겐그룹은 각각 3.6%, 5.4%에 그쳤다.
도요타그룹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10.1%, 1∼3분기 10.4%였다.
자동차 업계에선 이러한 실적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현대차그룹이 폭스바겐그룹을 누르고 수익성 면에서 ‘톱2’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폭스바겐그룹은 독일 공장 중 최소 3곳을 폐쇄하고, 수만명의 인원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최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판매량에서 폭스바겐그룹을 누르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9월 전 세계 시장에서 539만5000대를 팔아 도요타그룹(717만7000대), 폭스바겐그룹(652만4000대)에 이어 판매량 3위를 달리고 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