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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먼데이'로 돌아간 한국 증시…지금이 바닥? "곧 반등 계기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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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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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 8월 지수가 폭락했던 '블랙 먼데이'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대내외 불확실성의 증가와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의 영향으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는 추세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바닥권에 근접하면서 곧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8.17포인트(1.54%) 하락한 2444.4를 나타냈다. 이는 하루만에 코스피 지수가 8.77% 폭락했던 지난 8월5일 블랙 먼데이 당시 종가(2441.55)와 유사한 수준이다.


블랙 먼데이 이후 잠시 반등하는 듯 했던 코스피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박스권에 갇혔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16.18포인트(2.28%) 내린 694.34를 기록하며 블랙 먼데이 당시 종가(691.82)로 되돌아왔다.


세계 주요국 주가 지수와 비교해 봐도 국내 증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 지수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9.39%로 글로벌 주요 지수 43개 중 최하위다. 코스피 역시 이 기간 약 7% 하락하며 뒤에서 6번째 순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증시가 좀처럼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최근 국내 증시의 약세 요인으로 무역분쟁, 펀더멘털(기초체력), 중국 부양책 실망감 등 크게 3가지를 꼽았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무역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큰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강경한 무역 정책을 취하면서 중국뿐 아니라 다른 많은 아시아 경제권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기록 중인 한국과 대만 등에도 관세를 부과하면서 해당 국가의 경제가 고통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출지표의 둔화는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11일 발표된 이달 1~10일 수출은 전년 대비 1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평균으로도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수출 감소로 내년 국내 기업들의 감익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도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0조위안(1900조원) 규모의 부양책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중국 정부가 소극적인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양 모멘텀의 실망감은 국내 주식 및 외환시장 입장에서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강달러 지속과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한국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1400원대를 유지 중이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의 환차손을 키워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떨어트린다.


최근 하락세로 인해 밸류에이션(펀더멘털 대비 주가 수준)은 저점 수준에 근접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코스피와 반도체, 삼성전자 주가 수준은 지난 8월 경기침체 우려와 과거 실적 악화 부담을 선반영한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주가 레벨은 물론 밸류에이션 매력도 충분히 낮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등의 계기가 마련되기 위해선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완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오는 14일 공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중요하다.


이경민 부장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정점을 지나는 가운데 향후 주목할 부분은 매크로 환경이 투자심리를 진정시켜줄 수 있을지 여부"라며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 경우 과도한 통화정책 우려가 완화하면서 채권금리, 달러화 안정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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