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요 부진 탓에 지난 달 두 번째 기업공개(IPO) 일정이 연기됐지만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13일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이 전년 대비 220.2% 성장한 1224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당기순익도 전년 대비 180.6% 증가한 37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이익 규모가 커지며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수신 잔액은 2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다. 이는 고객 혜택을 확대한 플러스박스가 성장을 이끌었다. 케이뱅크는 9월초 플러스박스의 고객의 고액 예치(5000만원 초과) 잔액에 대해 연 3% 금리를 적용하고, 기존 한도(10억원)를 폐지했다. 주력 고객인 대중부유층(Mass Affluent) 공략 강화를 위한 조치로, 이후 두 달 만에 고액 예치 고객이 25% 늘어날 정도로 금융자산가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여신 잔액은 16조2000억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4% 늘었는데 담보대출의 호조가 성장을 이끌었다. 3분기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잔액은 각각 4700억원, 2000억원 늘었다.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잔액 증가분의 70%가 대환대출로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고객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분기말 케이뱅크의 전체 대출 중 담보대출(보증 대출 포함) 비중은 51.8%로 출범 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여신 잔액 증가로 3분기 이자이익은 1074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다양한 비이자이익 서비스를 출시하며 올해 3분기 비이자이익이 12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채권과 미국 국채 투자 서비스,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하고 주식과 가상자산·채권·금·미술품 조각 투자·비상장주식·공모주 투자 등을 한데 모은 ‘투자탭’을 신설해 투자서비스를 강화한 바 있다.
또 해외에서 앱 내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서비스로 ‘GLN 해외결제’ 서비스를 선보였고, 매달 3가지 혜택 중 내가 원하는 혜택을 골라 쓰는 ‘원체크카드’를 새로 출시하며 이익 기반 마련에 힘썼다.
꾸준한 안전자산 비중 확대와 고객 심사 강화로 건전성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케이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0.88%로 세 분기 연속 하락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4.42%로 이익 성장, 안전자산 비중 증가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0.56%포인트 올랐다. 순이자마진(NIM)은 2.07%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선점해 지속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8월초 인터넷은행 최초로 최대한도 10억원의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으며, 9월말 후순위 대출로 확대했다. 대환대출 고도화와 취급 담보 종류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건전성 제고를 바탕으로 상생 금융 실천에도 속도를 냈다. 올해 3분기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직전 분기(33.3%)보다 1.2%포인트 증가한 34.5%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심사 전략 고도화, 고객군별 맞춤상품 제공으로 중저신용대출 공급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외형 성장에도 힘 쓰며 3분기말 케이뱅크의 고객수는 1205만명을 기록했다. 금리 혜택을 확대해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와 입출금만 하면 리워드 카드를 통해 현금 혜택을 받는 ‘입출금 리워드 서비스’를 적용한 입출금통장이 인기를 끌며 고객이 늘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3분기에는 분기, 연 누적으로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가면서도 건전성 개선과 상생 금융 실천이라는 여러 성과를 냈다”며 “내년에는 상장을 통해 영업 저변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리테일 상품 개발과 SME(중소기업대출) 시장 확대, 테크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