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소셜미디어(SNS)에 남긴 땅콩 모양 이모티콘이 코인 값을 폭등시켜 눈길을 끈다.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급등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13일 오후 12시30분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피넛 더 스쿼럴(다람쥐 피넛)'이라는 이름의 가상자산(이하 PNUT)이 24시간 전보다 150.84% 급등한 2.0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신규 상장 당시 0.1047달러 선에서 약 20배 폭등한 것이다. 밈코인이란 특별한 실용적 목적 없이 재미로 만들어지는 코인을 뜻하는데 PNUT은 머스크 CEO가 X(옛 트위터)에서 "다람쥐와 밈코인(memecoin)이 미국을 구했다"고 적고, 땅콩 모양 이모티콘을 남기면서 매수세가 크게 쏠렸다. 피넛은 미국 뉴욕주 환경 당국이 고아 다람쥐를 구조해 7년간 키운 남성으로부터 다람쥐를 압수해 안락사시킨 다람쥐의 이름이기도 하다. 머스크 CEO는 미국 대선 기간에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X에 "정부가 도를 넘어 다람쥐를 납치하고 처형했다"고 쓰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람쥐들을 구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또 다른 밈코인인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도지코인이 폭등했던 상황이 이번엔 신규 상장 코인에서 재연된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도 밈코인 열풍이 불고 있다. 비트코인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가상자산시장 곳곳으로 매수세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업비트에서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가상자산은 도지코인으로 거래대금 규모는 4조5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상장한 밈코인 페페코인은 전일 대비 28% 급등 중인데 거래대금이 5800억원에 달했다.
비트코인은 친 가상자산 정책을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으로 간밤 9만3000달러선까지 돌파했다. 비트코인의 지난 4월 반감기, 1월 미국의 현물 EFT(상장지수펀드) 승인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옵션 만기일인 12월27일을 앞두고 10만달러에 도달하고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까지 12만50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에 대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로 인해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