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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금투세처럼 폐지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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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4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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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관련 세법개정안 추진

‘공제한도 5000만원’ 20배 확대

정부·여당 ‘2년 유예’에 맞불

비트코인, 끝없는 상승세 21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가상통화 시세가 표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6일 가상자산 과세 공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 공제한도를 250만원에서 20배인 5000만원으로 늘리는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여당이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기를 2027년으로 또다시 유예하는 세법 개정안을 내놓은 데 대한 맞불 카드다. 4년 전 여야 합의로 도입한 가상자산 과세 정책이 여야의 감세 포퓰리즘 경쟁에 폐지 수순으로 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투자소득 금액에서 250만원을 뺀 금액의 20%를 세금(지방세 포함 22%)으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 공제한도를 현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되,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서 가상자산 공제액을 25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수정했다.


여, 급등에도 침체에도 “유예”

야, 최근 금투세 폐지에 동의

여야 미온적 행보, 시행 불투명


이는 정부·여당의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안’에 맞서 내놓은 안이다. 공제한도는 늘리더라도, 예정대로 내년 시행하는 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가상자산 공제한도 5000만원으로의 상향은 민주당의 4·10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약을 지키면서도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과세 공제한도를 5000만원으로 확대하려는 이유에 대해선 명확한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금투세 공제한도와의 형평을 맞추기 위해 가상자산 공제한도를 올리려 한 것이란 말이 나온다. 국내 주식·펀드 투자수익에 과세하는 금투세의 공제한도가 5000만원인 만큼 기준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내년 시행 예정인 금투세를 폐지키로 합의한 상태다.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론을 꺼낸 국민의힘의 주장 역시 과거 정부의 유예 논리에 비춰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올라가고 있어 이번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민주당이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놨다”고 압박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으니 과세를 미루자는 논리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2022년 “가상자산 가치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다”는 점을 근거로 과세 유예를 주장했다. 가격이 급등해도, 떨어져도 세금은 걷지 말자는 것이다.


여야의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예정대로 내년에 가상자산 투자소득에 과세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기존 입장을 뒤집고 금투세 폐지에 전격 합의한 전례가 있는 만큼, 가상자산 과세도 결국 미룰 것이란 기대심리가 이미 시장에 팽배하다.


학계에서는 2년간 86조원의 세수 결손이 생긴 상황에서 여야가 감세 경쟁을 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제 시스템은 한 번 후퇴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히 다뤄야 하는데 여야가 ‘감세 포퓰리즘’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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