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접점 넓혀가는 SK그룹
유영상 SKT 사장 이달 초 방일
NEC 사장 만나 AI 협력 ‘맞손’
최태원, 22일 도쿄포럼서 연설
삼성, 요코하마 반도체 연구센터
이달 본격 가동, 준공은 내년 6월
지난 8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NEC 본사에서 만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왼쪽)과 다카유키 모리타 NEC 사장 [NEC]
지난해 한일 관계의 극적인 개선 이후 양국 경제협력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일본 전자산업 뿌리인 NEC(일본전기)와 인공지능(AI) 협력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이달 초 요코하마 첨단 패키징 기술 연구센터의 가동을 시작했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이달 초 일본 도쿄를 방문해 다카유키 모리타 NEC 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SK텔레콤과 NEC의 최고경영자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18년 안면·지문 등 생체인식 분야에서 협업을 시작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보안업체인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생체인식을 꼽았고,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NEC와 협력을 위한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당시 계약을 승인한 양 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유영상 사장과 다카유키 사장이었다. 이후 6년이 지난 현재 서로 최고경영자(CEO)의 자격으로 인공지능(AI) 협력을 위해 다시 손을 잡았다.
NEC는 지난 2021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내에 AI 기술 확대에 나서고 있다. MS의 애저를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선택한 NEC는 자사의 5G 네트워크 기술을 여기에 접목해 일본 내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SKT는 이러한 NEC의 기술 노하우와 자사의 AI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다카유키 NEC 사장은 “NEC와 SK텔레콤 모두 통신사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회사”라며 “이번 협력으로 사회에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를 발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를 방문한다.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4’에 참석하는 것과 동시에 SK그룹이 진행 중인 일본 내 주요 사업을 현지에서 직접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경영진이 지난 8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NEC 본사를 방문해 다카유키 모리타 NEC 사장(여섯번째) 등 NEC 경영진과 사업 협력 논의를 가졌다. [NEC]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미나토 미라이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 연구센터인 ‘어드밴스드 패키징 랩(APL)’의 문을 열었다. 향후 5년간 400억엔(약 3600억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개발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된 패키징 기술에 관한 연구·개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투자자금의 절반은 일본 정부가 지원한다.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오는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