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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우려에 ‘금리 인하’ 효과 ‘반짝’…반도체 제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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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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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금리 차 확대 우려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도 확대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경기 부진 우려에 외국인 팔자세가 거세지며 ‘깜짝’ 금리인하 효과가 하루 만에 끝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9일 코스피 2500선이 무너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76포인트(p)(-1.95%) 내린 2455.9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한 때 전장 대비 2.30% 내린 2446.96을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자별로 개인과 기관이 각각 5908억 원, 485억 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7493억 원어치 대량 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코스닥은 16.20p(2.33%) 하락한 678.19로 장을 마쳤다.


한은 금통위는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내렸다. 10월 금통위에서 0.25%p인하한 데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이다. 한은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코스피는 소폭(0.6%) 반등했으나, 하루 만에 금리인하 효과가 무용지물인 모습이다. 


전날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했던 바이오주도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바이오주는 신약 개발과 설비투자에 수년 씩 소요되는 만큼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분류된다. 기업 입장에서 금리가 인하되면 신약 개발 비용과 설비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2.50% 내린 97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하루 만에 ‘황제주(주당 100만 원을 넘는 주식)’ 자리에서 내려왔다.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만 7000원(4.93%) 오른 100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06% 오른 유한양행은 2.78% 하락했다. 


이밖에 현대차(-0.23%)와 기아(-2.21%)등 자동차주와 LG에너지솔루션(-5.22%)과 POSCO홀딩스[-4.40%) 등 이차전지주, 금융주 등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통상적 인식과 달리,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재발과 견조한 경기로 인해 1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동결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도 부담이다.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국내 금리인하가 양국 금리 차 확대 우려와 단기적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對中 반도체 추가 규제…삼성·하이닉스 ‘긴장’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과 금리차가 커졌는데 미국은 1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이 아주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설 역시 엔캐리 트레이드(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가치 자산에 투자) 청산을 재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 수출 업종인 반도체의 업황 부진 우려에 국내 증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전날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무역 감소와 반도체 업황 부진을 지적하며 한국 증시에 대한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리인하 발표에도 약세를 보였던 반도체주는 이날도 내림세를 지속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1.42% 내린데 이어 이날에는 2.34%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전날 4.27% 내린데 이어 이날은 0.74% 밀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추가 규제 발표 우려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장비 및 인공지능(AI) 메모리칩을 중국에 판매하는 데 대한 추가 제재 방침을 다음 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재안에는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의 공급업체 일부에 대한 제재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기업 100곳 이상이 추가 제재 명단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는 반도체를 실제 제조하는 시설보다는 반도체 제조 장비를 만드는 기업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제재안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에 대한 조항들도 일부 포함될 예정에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련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관한 보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밸류체인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반도체주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외생 변수를 크게 반영하면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구체적인 정책들을 발표하는 것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와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훈(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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