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경제적 강압·단호히 반대”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8월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했다. 이에 따라 에스케이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 대중국 판매가 가로막히게 됐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각)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 쓰인다.
미국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memory bandwidth density)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 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은 우리나라의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장악하고 있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이번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상무부의 발표에 중국 정부는 즉각 “경제적 강압 행위로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정부의 발표 직후 “중국과 제3국 간 무역에 간섭하는 전형적인 경제적 강압행위이자 비시장적 방법”이라며 “미국의 통제 조치 남용은 여러 국가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거래를 심각하게 방해하고, 시장규칙과 국제경제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며,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