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법 개정안 통과, 과세불안 해소

증시 회복세…상장기업들도 걱정 덜어

대전일보DB.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가 확정되면서 충청권 상장법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계엄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 속 과세 불안 해소를 통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11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지역 상장법인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금투세 폐지가 급격히 얼어붙은 증시 흐름에 한 줄기 희망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대전의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대내외적 요인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국내 증시가 최근 계엄 사태로 완전히 침몰 직전이었다"며 "그나마 투자자들을 위축시켰던 여러 요인 중 하나인 과세 요소가 해소돼 증시 회복에 조금 도움일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연간 기준금액(주식 5000만 원, 기타 250만 원)이 넘는 소득을 낸 투자자에게 20%(3억 원 초과분은 25%)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20년 6월 문재인 정부 때 처음 거론된 금투세는 당초 2023년 1월 도입하기로 했으나 윤석열 정부 수립 이후 2년 연기됐다. 이후 윤 정부가 올 초 국내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발전을 명분으로 폐지를 공약하면서 정치권에서 재논의가 시작됐다.

정치권에서 금투세 논의가 다시 시작된 데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이어 최근 계엄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국내 증권시장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금투세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던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 1065억 원으로 올 들어 처음 10조 원 이하로 내려왔다. 계엄 사태 발생 여파가 계속되던 지난 4-9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 4539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상장기업들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코스닥시장본부 대전혁신성장센터가 발표한 '2024년 11월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동향'을 보면 지난달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29조 8092억 원으로 전월 대비 10.9%(15조 8249억 원)나 감소했다. 특히 코스닥 시총순위 상위권을 유지 중인 바이오기업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가 각각 5조 1000억 원, 1조 2000억 원 손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금융투자업계는 국정 운영이 마비된 상황 속에서도 금투세 폐지가 확정된 만큼 국내 증시가 회복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날 대비 각각 24.67포인트(1.02%), 14.33포인트(2.17%)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알테오젠은 3.14% 하락한 30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에코프로비엠과 HLB는 각각 0.15%, 0.82% 상승했다.

지역의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세가 폐지된 것과 더불어 정치 불안이 수습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도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상장기업들과 상장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은 내년이 더 중요해졌다. 대내외적 위험요인으로부터 안전하려면 대응 전략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so-yearn@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