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당 400불 돌파
GM 자율주행사업 축소 호재
로보택시 ‘사이버캡’ 기대감
미국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 주가가 월가의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역대 최고가 경신이 임박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슈 등으로 루시드·리비안 등 다른 전기차 회사가 내림세를 겪는 것과는 정반대로, 테슬라는 나 홀로 랠리를 펼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2.87% 오른 400.9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409달러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가 지난 4일부터 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였던 409.97달러(2021년 11월 4월) 탈환을 눈앞에 뒀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인 지난달 5일(251.44달러)과 비교하면 60% 가깝게 주가가 상승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긍정적 평가가 주가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날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310달러에서 400달러로 올리고 ‘비중 확대’ 등급을 부여하는 한편 테슬라를 자동차 부문의 ‘최선호주’로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주도권을 테슬라가 놓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끌 새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전기차 판매에 단기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국들에 자율주행 리더십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장하면서 테슬라의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관측했다.
테슬라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테슬라 주가 상승에 한몫한다. 도이치뱅크는 “만약 테슬라가 로보택시 운행에 성공한다면 다른 경쟁사가 따라 하기 어려운 자율주행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존 머피도 로보택시를 두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단계에 거의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자율주행 대표 경쟁사로 꼽히는 제너럴모터스(GM)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로보택시 사업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것도 호재로 더해졌다. 시장에선 테슬라의 경쟁사가 사실상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고 보고 있다.
GM은 자율주행 사업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이유로 자본 배분 우선순위, 로보택시 사업 확장에 필요한 막대한 시간과 자원을 들었다. GM은 2016년 크루즈를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100억달러(약 14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메리 배라 GM CEO는 “크루즈는 로보택시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었지만 차량을 대규모로 배치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노력과 자원이 막대하다”며 “앞으로는 개인용 차량에서 사용할 자율 시스템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루시드와 리비안 등 여타 전기차 회사들은 주가 하락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해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IRA법의 주요 구성 요소인 보조금을 폐지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해 이미 덜컹거리는 미국 내 전기차 확대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테슬라는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슈에는 비켜 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테슬라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쟁사들에 타격을 줘 테슬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성용 기자(hsygd@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