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탄핵 불발에 따른 급락 이후 나타난 반등세가 12일에도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 지난 이틀간 이전 폭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한 만큼, 증시가 쉬어갈 여지도 있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2% 오른 2,442.51로, 코스닥 지수는 2.17% 오른 675.92로 거래를 마쳤다.
탄핵 정국의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코스닥 시장에 돌아왔고, 기관은 계속된 매수세로 지수를 떠받쳤다.
무엇보다 여당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찬성표가 늘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수사당국의 계엄령 선포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유입됐다.
증시의 낙폭이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비해 과도하고, 정치적 우려가 지나치다는 인식에 따른 저가매수세 역시 이틀째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당일 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를 앞둔 경계심과,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강달러로 인해 외국인 매물도 출회했다.
그러나 간밤 뉴욕 증시는 CPI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과 나스닥 지수가 1.77% 급등해 사상 최초로 2만선을 넘은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82% 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2% 내렸다.
1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올라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1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5%로 반영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초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에 5.5% 오르며 연이틀 급등세를 보였고, 테슬라(5.9%), 엔비디아(3.1%), 메타(2.2%) 등 기술주도 랠리를 펼쳤다.
이날 국내 증시는 탄핵 정국의 영향이 조금씩 약화하는 상황에 따라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증시 급락을 부른 개인의 투매도 전날을 기점으로 진정된 모습이다.
CPI 안도감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오름폭을 축소해 1,430.90원을 기록하고,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할 수 있는 내용이 계속 유입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에서는 관련 우려가 완화할 경우 계엄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서 연구원은 "수출 둔화,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으로 인해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제는 기업가치 등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변동성도 경계해야 한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지난 9일 폭락을 딛고 반등 중으로, 정치적 교착 상태가 여전하지만 그래도 감당 가능한 불확실성의 범주로 들어왔다"며 "빅테크발 호재에 따른 나스닥 강세 효과, 환율 하락도 반등에 지속력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조성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