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보유 자금을 현금으로 묶어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불확실성에 일단은 관망하겠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인 3일 83조8355억원에서 지난 11일에는 86조3067억원으로 2조4712억 원 증가했다.
이 기간 CMA 잔액의 증가분은 대부분 개인 자금으로 집계됐다. 개인 CMA 잔액은 3일 71조6829억원에서 11일 73조8873억원으로 2조2044억원이 늘어 전체 증가분의 89.2%를 차지했다.
CMA는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루만 맡겨도 시중은행 입출금 통장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도 요동쳤다. 지난 3일 49조 8987억원에서 11일 52조9228억원으로 3조241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신용융자 잔액은 반대로 같은 기간 16조5658억원에서 15조 3107억 원으로 1조2551억원이 더 줄었다. 신용융자 잔액이 15조 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8월 27일(15조 8785억 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자제하고 보유 자금을 대거 현금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한동안은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개인들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1조 7573억원, 6650억원 등 총 2조422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에서 발을 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까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해외 주식도 적극적으로 매집하지 않는 모양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증시에 적극적으로 증시에 참여하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내년 3000선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등 각종 정책도 현재로서는 별 다른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전문가는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시와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것”이라면서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최근 증시가 반등했으나 정치 리스크를 경계한 차익 실현, 업종 순환매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출처 : 서울이코노미뉴스(http://www.seoul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