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박람회 릴레이 인터뷰]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

“월가의 ‘공포지수’(VIX)와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를 잘 봐야 합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분석실장은 지난 6일 본지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전쟁이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전쟁 상황을 잘 반영하는 지표를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빅스 지수는 미국 S&P500 선물의 움직임을 통해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전망치를 보여주는데, 시장에 공포가 확산할 때 높아지기 때문에 ‘공포 지수’라고 불린다. 김 실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침공이 진행되면 빅스지수와 달러화 가치가 크게 오르고,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쏠림이 심해진다. 반대로 휴전이나 종전 협상이 본격 진행되면 공격적인 자산으로 돈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방송과 유튜브 ‘경제읽어주는남자TV’를 통해 경제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는 거시경제 전문가다. 저서 ‘피벗의 시대 2025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세계 경제는 금리 인하로 피벗(전환·pivot)의 시대를 맞이하며, 이로 인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오는 20~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돌아온 트럼프 시대, 전략적 대응’을 주제로 강연한다.

김광석 한국산업경제연구원 경제분석실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조선일보 재테크 박람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리는 경제 분야의 큰 그림을 손에 잡히듯이 그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내년 세계 경제는 어떻게 변할까.

“2020년에서 2021년은 ‘완화의 시대’였고,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긴축의 시대’였다. 완화의 시대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부동산이 폭등했다. 긴축의 시대에는 조정을 받았다, 올해 중반을 기점으로 세계 경제는 전환의 시대를 맞았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떨어지면서 각국은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시기에는 자산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한다. 금융 규제가 강할 경우는 가격이 다소 내려가고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산 감소→투자 감소→고용 위축→소비 감소→생산 감소’라는 내수 경제 악순환에 갇혀 있다. 이렇다 보니 금리를 내려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작년과 올해 중국 경제가 이와 비슷하다. 금리를 내려도 저축률이 올라갔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돈을 안 쓴다. 돈을 가진 사람들이 투자하려고 해도 우리나라는 불안하니, 미국 증시로 간다. 더군다나 현재 우리나라는 탄핵 정국으로 경제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IMF 구제 금융 당시(1998년)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5.1%였고, 코로나가 덮친 2020년 -0.7%로 역성장했다. 내년에는 그 정도 경제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1.6%~1.9% 수준의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전 세계가 다시 4년간 트럼프 시대를 맞는다. 어떤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할까.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잘 봐야 한다. 트럼프는 우주산업·자율주행차·AI·반도체·배터리 등 6대 미래 유망 산업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반도체를 예로 들면 설계는 미국이 제일 잘하지만, 소재 산업은 일본이, 제조는 대만이 제일 잘한다. 트럼프는 이를 모두 미국으로 끌어들이겠다고 나섰다. 글로벌밸류체인(GVC)을 미국밸류체인(UVC)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조선일보 재테크 박람회에서는 트럼프가 그리고 있는 그 큰 그림을 손에 잡히듯이 그려 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비트코인 등 가상 자산이 급등하고 있다. 이 추세는 이어질까.

“당분간은 우상향 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높으면 코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만, 앞으로 금리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돈이 코인으로 더 몰릴 것이다.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도 가상자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현재 미국 중앙은행 수장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임기는 2026년까지인데, 후임자는 비트코인을 비축자산으로 구축한다는 사명을 받은 사람이 앉을 가능성이 크다. 단기간 부침이 있어도 지금과 같은 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곽창렬 기자 lions363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