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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돈 먹는 하마’… “언제 캐시카우 되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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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서비스 유료화에 조심

과금땐 반발 심리에 고객 이탈 우려

통화 외엔 ‘특화된 차별 없다’ 평가도

챗GPT 서치도 고가 논란에 무료화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 창출에 대한 정보기술(IT)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섣불리 공짜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반발 심리에 따른 고객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삼성전자(빅스비)·SK텔레콤(에이닷)·LG유플러스(익시오)·네이버(클로바노트·파파고) 등이다. 이들은 전자제품·이동통신·포털이라는 주력 상품의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 AI 서비스를 결합했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수행했어야 할 일을 컴퓨터가 대신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서비스별 개발 비용은 공개되지 않지만, 주요 기업의 AI 분야 투자금을 보면 천문학적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에만 2조원 가까이를 AI 섹터에 쏟아부었고, LG유플러스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투자금을 3조원으로 책정했다. 최종 개발 이후 수익화에 나서기까지는 사실상 적자 사업이다.


하지만 유료화를 검토하는 업체는 아직 없다. 고객들이 AI 서비스에 대해 돈을 낼 의향이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유료화에 나섰다가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2001년까지만 해도 국내 최대 이메일 사업자였던 ‘다음’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메일 서비스 유료화를 시도했다가 반발 여론에 밀려 역풍을 맞았고, 네이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AI 유료화는 본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의 에이닷과 LG유플러스의 익시오는 AI 통화 비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특화된 차별점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한쪽이 과금에 나설 경우 다른 쪽으로 고객 수요가 쏠릴 가능성이 있다”며 “AI 서비스 고객 이탈이 곧바로 통신사 갈아타기로 이어지는 업계 특성상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완전한 AI 유료화는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AI 기능 이용 자체는 무료로 열어두되, 보다 고성능·프리미엄 기능을 구독 서비스 형태로 판매하는 ‘부분 유료화’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가 이런 노선을 택하고 있다. 챗GPT는 최신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가진 유료 서비스(월 20~200달러)와 제한된 데이터 기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 버전으로 나누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챗GPT는 월 200달러짜리 신규 구독상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원성이 나오자 이날부터 유료 기능이었던 ‘웹 검색’을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애플(애플 인텔리전스)·메타(메타 AI 엔진) 등 글로벌 빅테크 역시 유료화에 대한 단정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서비스가 되기 전에는 돈을 내고 이용해야 한다는 유료화 모델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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