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테러와 전쟁 발발 이후 1년 3개월 만의 일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양자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카타르의 총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는 휴전 협정이 오는 19일(일)에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에는 미국 외에도 카타르와 이집트 등이 노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관리는 휴전에 앞선 주요 보류 문제가 이스라엘이 가자 인질과 교환해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이라고 말했다. 휴전 협정은 이스라엘 안보 내각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내각은 16일(목)에 이를 투표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거래를 단계적으로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일부를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교환하는 것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전투를 더 광범위하게 종식시키기 위한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안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과 큰 차이가 없다. 1단계에선 △6주 동안 교전 중단 △가자지구 중심부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인질과 포로(수감자) 교환 등이 이뤄진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33명을 석방한다. 매주 최소 3명이 석방되며 여성, 19세 미만 인질을 석방한 뒤 50세 이상 남성을 풀어준다. 생존한 인질을 먼저 풀어준 뒤 사망한 인질의 시신을 이스라엘에 보내주기로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영구적인 휴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은 현 시점에서 휴전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각자의 시각차를 일단 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휴전 시작일로 예고된 19일은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일 하루 전이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우 전쟁이 종식되면 트럼프는 곧바로 이스라엘 전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트럼프에 의한 타율적인 합의를 바라지 않고 전쟁을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종전으로 이끌어나갈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은 카타르와 이집트의 상대방들과 전쟁의 종식을 위한 2단계에 도달하는 것에 대해 주문하고 있다. 영구 휴전에 합의하면 2단계에 접어든다. 이때 이스라엘 남성 군인을 포함한 모든 생존 인질 석방이 이뤄진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마지막 3단계에는 사망한 인질들의 유해가 반환된다. 이집트와 카타르, 유엔이 감독하는 가자지구 내 재건 작업이 시작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에게 필요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