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취임을 앞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유행을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암호화폐)을 출시해 논란이다. 코인 발행 직후 가격이 3만% 이상 치솟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일각에서는 "대통령직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이틀 전 SNS를 통해 발행 소식을 알린 가상화폐 '오피셜 트럼프'는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개당 69.2달러 안팎에서 거래 중이며 시가총액은 135억6000만달러(19조7900억원)에 달한다.
앞서 폭스뉴스는 오피셜 트럼프가 출시 24시간도 되지 않아 몇 센트에서 33.87달러까지 치솟았다며 상승률 1만8000%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보다 두 배 이상 더 오른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7일 밤 트루스소셜, 엑스 등 SNS에 "승리를 축하하자"며 코인 구매를 독려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오피셜 트럼프 코인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유일한 트럼프 공식 밈'(유행)이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해 7월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사건에 영감을 받아 발행한 코인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오피셜 트럼프 측은 홈페이지에 "트럼프 당선인은 리더란 무엇인지 세계에 보여줬다"며 "이 밈코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리더를 기념한다. 역사의 한 조각을 소유하라"고 적었다.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오피셜 트럼프 코인의 유통량 80%는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은 트럼프 그룹 소속 계열사 2곳이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이름은 파이트파이트파이트와 CIC디지털인데 이 업체들은 코인 거래 수수료 수익도 지급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비영리 윤리단체 캠페인리걸센터 측 의견을 인용해 "대통령의 가족에게 돈을 이체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만든 것"이라며 "말 그대로 대통령직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브스도 "트럼프 코인 출시는 정치 권력과 투기에 관한 심각한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며 "현직 대통령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차남 에릭 트럼프는 NYT에 보낸 입장문에서 "우리가 암호화폐에서 이룬 업적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트럼프'(오피셜 트럼프)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밈이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