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가 한 달 만에 크게 증가하는 등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인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신용거래융자는 16조4922억원으로 최근 한 달 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새 1조1317억원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유가증권시장은 9조5733억원, 코스닥은 6조9199억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입니다. 투자수익이 이자 비용을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늘어나는 만큼 주로 상승장에서 잔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신용융자잔액은 지난해 꾸준하게 17조원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8월5일 '블랙먼데이' 충격에 17조1268억원으로 줄어들기도 했지만 당시에도 2주 만에 6913억원어치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이탈이 누적된 지난해 11월18일 16조9469억원으로 급감했는데요.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달 4일엔 16조3855억원으로 줄어든 후 같은 달 10일엔 16조원 아래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15조6823억원에서 9일엔 16조원을 돌파하며 한달 간 1조원이 불어났습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51조8690억원으로 지난 14일(53조769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는데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달 4일 51조4551억원, 지난달 31일 54조2426억원 수준이다가 지난 2일 57조582억원까지 올랐습니다.
또 다른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지난 16일 205조8010억원으로 전월 대비 38억8413억원 늘었습니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해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됩니다.
이처럼 증시 주변 자금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2535까지 4% 넘게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5%대 상승률로 700선에 올라섰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완화에 중국 경기회복 가시화, 미국 물가 안정,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채권 금리, 달러화 하향 안정 등이 맞물리며 코스피 반등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4분기 실적 결과에 따른 등락과 긴 설 연휴를 앞둔 데 따른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흐름이 60일 이동평균선 돌파 후 안착을 시도하는 등 양호한 상태"라며 "당분간 단기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지만 점차 저항대 돌파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