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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플랫폼 배틀]'업비트 추격' 빗썸, '서버 투자'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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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02-07
조회수 5
추천 0

국내 5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교해봤습니다. 


그래픽 = 박진화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전방위로 이용자를 확대하며 업비트를 맹추격 중이다. 최근 점유율을 30% 가까이 확보했지만 업비트 이용자를 더 끌어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수년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 전산 장애를 줄일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꾸준히 이용자를 모으고 잡아두려면 서버 투자를 확대해 업비트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비상계엄 발생으로 가상자산 거래 중단 등 사업자의 전산장애가 반복되던 지난해 12월3일 업비트와 빗썸의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이 각각 50만명과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선포로 업비트는 한때 54만명이, 빗썸은 23만6000명이 몰리면서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양사의 트래픽별 서버용량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업비트와 빗썸의 동시접속자 수용능력 차이가 눈에 띈다. 계엄 전 빗썸의 서버 용량은 업비트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으로, 서버 투자가 부족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동안 서버 장애는 빗썸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지난 2017년 7월 이후 국내에 가상자산 거래가 폭증하면서 빗썸은 매매·체결·접속 지연을 포함해 원화(KRW)·코인 입출금 지연, 거래내역·계좌 조회·자산 표기 오류 등의 전산 장애 문제를 보였다. 


특히 매매·체결 장애는 투자자 피해와 직결돼 더욱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같은 해 11월 트래픽 급증으로 거래가 중단된 가운데 비트코인캐시(BCH)와 이더리움 클래식(ETC)등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피해를 본 투자자 132명은 빗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023년 대법원은 투자자의 손을 들어줬다.


빗썸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비스 지연 민원 건수는 총 291건이다. 빗썸이 공지한 내용에 따르면 2017년부터 최근까지 109건의 서비스 지연이 발생했다. 여기에는 해킹도 포함됐다. 비정기적 서버 점검을 포함해 제휴 회사나 블록체인 메인넷 등 외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는 지연 건수를 모두 제외한 수치다. 


빗썸이 업비트에 1위 사업자 자리를 내준 것도 잦은 전산 장애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빗썸은 2017년까지 국내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했다. 2017년 말에는 글로벌 점유율 20%에 육박하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두나무의 업비트가 출시 넉 달 만인 2018년 2월 점유율 52.9%로 최대 사업자로 자리 잡으면서 빗썸은 2위로 밀러났다. 


업비트가 카카오 계정과의 연계로 접속이 간편하다는 점과 이른바 100원 이하 '동전주'와 10원 이하의 '엽전주'를 대거 상장하면서 투자자를 끌어온 영향이 컸다. 이와 함께 빗썸보다 안정적인 투자 환경도 점유율이 늘어난 원인으로 꼽혔다. 빗썸의 전산 장애가 잇따르면서 이용자들은 꾸준히 업비트로 몰렸고 업비트 점유율은 한 때 80%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최근 빗썸은 가상자산 신규 상장과 가상자산 지급·에어드롭 이벤트로 투자자를 끌어모으면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 나아가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바꾸면서 추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최근까지도 서버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점유율을 더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빗썸은 지난해 말 친(親) 가상자산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거래량이 늘자 전산 장애도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빗썸은 금융당국의 권고로 뒤늦게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을 기존 10만명에서 36만명으로 늘렸지만 업비트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업비트의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은 90만명으로 빗썸보다 용량이 두배 이상 크다. 


현재 업비트를 이용하고 있는 가상자산 투자자는 "빗썸은 수시로 10초에서 30초가량 거래 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는 대기열이 발생했다"며 "이같은 현상으로 제때 매도하지 못해 손해를 본적이 많았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업비트는 서버 안정성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우세해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에 대해 공개된 수치는 각사 마다 기준이 상이할 수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며 "현재도 서버 환경 개선에 집중해 더욱 많은 접속자를 수용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다 안정적인 IT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급격한 시장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보호 및 서비스 품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이벤트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큰 손들이 일시적으로 업비트에서 빗썸으로 이동해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안다"이라며 "이벤트가 끝나면 편의성을 갖춘 업비트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업비트 수준으로 커버리지를 높이려면 서버 투자를 업비트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자금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내리면 가능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아라 기자(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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