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삼양식품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기자
삼양식품이 17일 장 중 역대 최고가 92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중 저점보다 440% 뛰었다. 주력 제품 '불닭볶음면'의 활약으로 매번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성장 기대감까지 확산한 영향이다. 삼양식품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증권가와 투자자들은 삼양식품의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등극을 기다리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보다 1만4000원(1.61%) 상승한 88만6000원에 마무리했다. 이날 88만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웠다. 장 초반 92만원을 찍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역대 최고가기도 하다. 지난해 2월29일 기록한 연중 저점 16만9600원과 비교해서는 440%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상승을 주도한다.
급성장한 실적이 투자심리를 달궜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7.2% 증가한 4808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5% 늘어난 873억원이다.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돌았고,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해외에서의 성장이 돋보였다. 미국(140%), 중국(58%), 유럽(1024%) 사업부 모두 높은 외형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2.4%에서 19.9%로 대폭 상승했다. 수익성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 77%로, 전년 대비 10% 성장한 덕이다. 글로벌 인기가 뜨거운 '불닭볶음면' 브랜드 활약이 주요했다.
지난달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누머레이터(Numerator)는 지난해 알파 세대가 선호한 브랜드 1위로 '삼양(Samyang)'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누머레이터는 삼양식품이 1위로 선정된 데 대해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마케팅을 중심으로 알파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욱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 4위로도 이름을 올렸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해외 전 법인에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아울러 SKU(품목) 효율화 작업을 통해 근로투입시간 및 공장 생산성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류은혜 KB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속 북미 매출 비중이 상승한 점이 매출 서프라이즈의 주된 요인"이라며 "우려했던 마케팅비 부담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올해 추가 성장 기대감도 크다. 오는 5월 완공 및 7월 상업 생산이 본격화될 밀양2공장을 통해 북미·유럽 매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 2공장이 상반기 말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 대비 38% 증가한 25억개로 늘어나고 해외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장을 통한 현지 생산 계획도 긍정적이다.
삼양식품에 대한 증권가의 눈이 높아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96만7364원이다. 이달 삼양식품 기업 분석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중 4곳(IBK투자증권·키움증권·한화투자증권·DS투자증권)이 100만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그중 키움증권은 가장 높은 120만원을 냈다. 최고가 대비 3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