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한 소비가 내년에는 장기 추세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예상이 한국은행 내부에서 나왔다
한은이 16일 발간한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에는 조사국 소속 이현아, 고민지 과장 등의 이런 분석이 담겼다.
미국 내 소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감했다가 정부 재정지원, 고용호조 등으로 빠르게 회복해 주요국 중 유일하게 장기 추세(2010~2019년) 수준을 웃돌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고금리 등에 타격을 받아 가격이 높은 내구재(자동차, IT기기 등) 중심으로 재화소비가 둔화했다. 식료품 등 생필품 소비도 꺾여 특히 저소득층 소비가 둔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고물가·고금리, 초과저축 소진, 취약가계 재정상황 악화 등이 소비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이 누적된 데다 그간 소비 동력을 이끈 초과저축이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초과저축은 올 3월쯤 동난 것으로 추측된다.
보고서는 이에 "미국 내 소비 둔화 흐름은 완만히 지속될 전망"이라며 "노동시장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면서 내년 후 장기 추세 수준에 점차 수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소비가 단기간에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근로소득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데다 자산 가격 상승에 힘입은 고소득층의 양호한 소비 여력,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여건이 점차 조성된 점을 고려하면 소비 급랭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취지다.
반면 유로 지역 소비는 최근 전환점에 다다라 향후 재화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이처럼 재화소비 부진이 완화될 경우 제조업 중심 국가에서 '생산→소득→소비' 선순환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소비재 수출 증가세는 여전히 양호하겠지만 미국 소비의 완만한 둔화 흐름 지속이 예상됨에 따라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부진했던 대(對) 유로 지역 수출의 경우 시차를 두고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