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글로벌 HBM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세 기업에 대해 이와 같은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새 통제 조치가 시행될 경우 현재 생산되고 있는 AI 메모리 칩인 HBM2, HBM3, HBM3E와 이러한 첨단 칩을 생산하는 장비가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이르면 8월 말에 공개될 예정이며 120개 이상의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와 여러 유형의 반도체 장비에 대한 제한 등 광범위한 규제가 포함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포함한 주요 동맹국에 대한 면제(carveout) 조치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반도체 장비에 대한 조치의 주요 대상이 미국 기업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가 다음 달 강화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한국, 일본, 네덜란드에는 예외를 적용해 규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 조치가 AI 가속기와 함께 번들로 제공되는 최첨단 메모리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을 금지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전용 칩인 H20에 HBM3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미 정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D램에 대한 자격 요건도 낮출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어떤 권한을 사용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외국산 제품이더라도 미국 기술을 조금이라도 사용하는 경우 미 정부가 규제를 가할 수 있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이 적용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의 미국 기업의 칩 설계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사용한다.
마이크론의 경우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자국 주요 인프라에 회사의 메모리 칩 탑재를 금지했기 때문에 새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진화하는 위협 환경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필요에 따라 미국의 국가 안보와 기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고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4월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심으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미국이 시행 중인 것과 유사한 조치를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