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하이닉스(000660)가 하루 새 10% 넘게 빠져 17만원선으로 후퇴했다.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2일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10.4%(2만100원) 떨어진 17만32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 초반에는 18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장중 낙폭이 확대되면서 18만원 선마저 무너졌다. 이후 오후에는 하락 폭이 더 커졌다.
SK하이닉스 일일 주가 하락률이 10%를 넘은 것은 2011년 8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로 12% 이상 하락한 바 있다.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3711억원어치를, 기관은 145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가총액도 전날 140조7230억원에서 이날 125조872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장중 24만8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지난달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75조4486억원이었다. 약 3주 만에 시총 50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매도세가 강해진 데는 엔비디아와의 증시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지난 밤 6.67% 폭락한 탓이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밤 미국 증시 3대지수는 고용지표로 인해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무려 7.14%나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