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이 2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6% 가량 급락 마감했다./로이터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이 2일 6% 급락했다.
닛케이평균은 이날 전날보다 5.81% 하락한 3만5909엔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2.49% 내린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다. 지난 달 11일만 해도 수퍼 엔저 효과로 역사상 최고치(4만2200선)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닛케이평균은 이후 15% 빠지며 지난 1월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이날 닛케이평균은 하루에 2216.63엔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3836엔 하락) 이후 37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1987년 블랙먼데이는 당시 뉴욕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대량의 팔자 주문이 쏟아져 다우평균이 하루에 22.6% 폭락한 사건을 말한다. 블랙먼데이의 공포가 닥치기 전까지 뉴욕 증시는 연초 대비 주가가 40% 넘게 오르며 파티 분위기였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 데다,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증시에 부담이 됐다. 지난 달에만 해도 1달러당 161엔에서 움직였던 엔화 가치는 이날 148엔대까지 상승했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엔달러 환율 하락) 그만큼 일본산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낮아지게 된다. 엔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자, 일본 증시에선 수출 관련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가 4.2% 하락한 2585엔에 마감했고, 소니, 키엔스, 히타치 등도 일제히 6~10%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인 도쿄일렉트론은 이날 전날 대비 12% 가까이 빠지면서 2만7055엔에 장을 마쳤다.
다이와증권의 호소이슈지(細井秀司)씨는 “미국 경제의 감속 우려에 향후 엔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할 것이란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패닉 셀링 장세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