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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보다 30% 싸게" 승부수 던졌는데…인텔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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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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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 2024'에서 연설하는 팻 겔싱어 인텔 CEO. / 사진=AFP


글로벌 반도체 기업 왕좌를 놓고 삼성전자와 경쟁하던 인텔이 실적 악화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반도체 시장 대세인 인공지능(AI)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여파다. 앞서 자사 AI 가속기(데이터 학습·추론에 최적화한 반도체 패키지)를 엔비디아보다 30%가량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28억3000만달러, 주당 0.02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으며 같은 기간 순손익은 14억8000만달러 순이익에서 16억1000만달러 순손실로 전환했다.


PC용 칩을 만드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은 1년 전보다 9% 늘었으나, 최근 시장 관심이 집중된 AI용 칩 제조를 포함한 데이터센터와 AI 부문 매출이 30억5000만달러로 전망치(31억4000만달러)를 밑돈 타격이 컸다.


향후 전망은 더 문제다. 인텔은 3분기에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는 125억~135억달러 매출에 주당 0.03달러의 조정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악화 대응책으로 대대적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인텔은 연내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1만5000명 규모 감원을 비롯해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연간 자본 지출을 20% 이상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힘 쏟을 방침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았고 아직 AI와 같은 강력한 트렌드로부터 완전히 이익을 얻지 못했다”고 자평한 뒤 “비용 구조를 새로운 운영 모델과 일치시키고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앞선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자사 AI 가속기 ‘가우디3’를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3분의 2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I 반도체 시장 1위 엔비디아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승부수로 받아들여졌지만 엔비디아의 초강세에 밀린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당시 칩 성능 강화를 위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와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자체 생산시설을 갖춘 인텔이지만 가우디 칩 생산을 기술력이 뛰어난 TSMC에 맡긴 것이었다. 2021년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고 파운드리를 비롯한 연구·개발(R&D)에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부은 인텔로선 역시 아쉬운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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