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 개발 사업장인 '다대마린시티'가 시행사의 브리지론(토지 매입 단계 PF) 이자 연체로 경·공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전국 새마을금고 90곳은 이 사업장에 브리지론 2000억 원을 대출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이미 이 사업장에 대해 약 440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습니다.
29일 금융권과 부산 지역 정가에 따르면, 다대마린시티 사업장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주단은 최근 시행사에 브리지론 만기 연장 불허를 통보했습니다. 시행사는 브리지론 이자를 1년 가까이 연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행사가 받은 브리지론은 3700억 원 중 새마을금고가 2000억 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전국 90개 지점이 공동으로 대출했습니다. 이 외에도 하나증권, 교보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1700억 원을 대출했습니다.
대주단은 시행사의 원리금 상환이 계속 지연돼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만기 연장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 당국은 지난 5월 상호금융권의 PF 모범 규준을 개정해 연체가 6개월을 넘길 경우 지체 없이 분기마다 경공매를 실행하는 엄격한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이 사업장의 브리지론 금리는 연 8.1~11% 수준으로, 시행사는 이미 수백억 원의 이자를 연체한 상황입니다. 새마을금고는 현재 이 사업장에 대해 440억 원 가량의 충당금을 적립한 상태입니다.
시행사인 H사는 대형 건설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오는 10월 중 본PF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 사업장은 이미 지난해 1월 브리지론 만기 도래 당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갈등을 겪은 바 있습니다.
당시 일부 대주단은 H사가 본PF 전환 등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자 브리지론 만기 연장 불허와 투자금 회수를 통보했습니다. H사와 대주단은 협상 끝에 이자 비용 400억 원 조달을 조건으로 브리지론 만기를 그해 4월로 연장했습니다. 대주단은 H사가 200억 원가량을 조달하자 브리지론 만기를 10개월 연장해 줬습니다. 이후 추가 조달한 자금이 바닥나자 H사의 이자 연체는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금융 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장 구조조정 지침에 따르면 다대마린시티는 경공매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H사가 브리지론 만기 연장을 받으려면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기반으로 대주단의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만기 연장 불허를 결정한 상황이라 대주단 75% 동의를 받기 쉽지 않습니다. 금융 당국은 사업성이 부족한 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조기에 제출하라고 금융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장이 경·공매로 넘어갈 경우 전국 90곳의 새마을금고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사업 규모가 커 경공매를 통해 다른 사업자가 나설지도 의문입니다. 이 부지에는 지상 최고 48층 11개 동, 3095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지상공원, 초등학교, 지하 주차장 등을 건립하는 ‘미니신도시급’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부산 지역에서는 H사의 사업 진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H사는 일가족이 운영하는 한 골프장·리조트 개발업체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입니다. H사의 지분도 일가족이 10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부산시의회에서도 사업 능력 검증이 안 된 민간 개발업체에 부산시가 끌려다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