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발열 문제 등 계속
TSMC 가격 인상땐 영향 전망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선보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에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대신 미국 퀄컴 AP만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퀄컴 AP를 생산하는 대만 TSMC가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해당 부품을 적용하면 갤럭시 S25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자체 설계 칩 ‘엑시노스2500’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8 Gen4’ AP를 탑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냅드래곤8 Gen4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 구현 등 핵심 성능이 전작 대비 30% 이상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2500은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에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두뇌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대부분의 갤럭시 S 시리즈에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함께 탑재했다. 주로 최상위급 모델인 ‘울트라’에 스냅드래곤을, 일반 모델엔 국가별로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나눠 장착하는 식이다. 시장에선 갤럭시 S25 시리즈 AP에도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가 함께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그러나 엑시노스의 발열과 전력 소모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궈밍치 대만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낮은 3나노(nm) GAA 수율로 인해 엑시노스2500이 제때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엑시노스가 배제되면 갤럭시 S25 시리즈 가격 인상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 AP 구매 비용은 6조275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457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모바일 AP 가격이 전년 대비 8%가량 오른 영향이다.
퀄컴 AP를 생산하는 대만 TSMC는 최근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대만 언론은 TSMC가 자사 주력 3나노와 5나노 공정 제품 가격을 8% 인상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퀄컴은 차세대 스냅드래곤 출시 때마다 10~30%의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T매체 WCCF테크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스냅드래곤 AP만 탑재된다면 기기 값이 30% 인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S25 출시까지 5개월 정도 남은 현시점에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