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상승 억제 등 긍정 효과
요기요 이어 배민도 활용 초읽기
기술 문제 등 대중은 “시기상조”
성남시는 9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심형 자율주행 로봇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역 일대에서 시연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배달 플랫폼 업계가 배달용 로봇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배달 효율을 높이고 배달비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보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원거리 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배달 종사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측면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요기요는 9일부터 자율주행 한집배달 서비스 ‘로봇배달’을 정식 출시하고, 배달 애플리케이션 중에선 최초로 실제 운영에 나섰다고 밝혔다. 요기요는 지난 6월부터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 ‘뉴빌리티’와 업무협약을 맺고 실증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요기요는 일단 인천 송도 한정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9일부터 현장에 투입된 요기요 로봇은 아파트 단지, 대학가, 대형 오피스 건물 등으로 음식을 배달한다. 요기요는 우선 24대의 로봇을 운용하고, 추후엔 수를 늘려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요기요 로봇은 단거리 배달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가게로부터 최대 1.2㎞ 반경의 주문 건에 대해 한 건씩 배달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로,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음식점 사장은 일반 배달과 동일하게 음식을 조리한 후 로봇이 가게 앞에 도착하면 음식을 실으면 된다. 소비자는 요기요 앱을 통해 픽업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최대 시속 5.76㎞ 정도의 속도로 운행되며 사람과 구조물이 있거나 인도 폭이 좁아지면 속도를 줄인다.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돼 복잡한 보행로에서도 보도 주행이 가능하다.
배달의민족도 조만간 자체 배달로봇 ‘딜리’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배민은 현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트레이드타워 내에서 9대, 실외에서 2대의 로봇을 사용 중이다.
배달업계는 로봇의 활용도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대중화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단가가 낮은 곳의 배달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고, 배달 수요가 지금보다 늘어날 경우 일부 주문을 로봇이 처리하면 배달기사와 상생도 가능하다”면서도 “근거리 배달에 국한되는 등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배달기사들은 로봇의 상용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배달기사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로봇이 상용화되면 일거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배달 노동 가치가 낮게 평가돼 제대로 돈을 받기 어려울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모바일인덱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 3사의 8월 활성 이용자 수는 각각 배민 2281만명, 쿠팡이츠 811만명, 요기요 551만명으로 나타났다. 요기요를 제외한 나머지 두 앱은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배달앱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했다. 세 회사가 배달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조정하고,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발생한 손실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게 신고 요지다.
박성영 기자(psy@kmib.co.kr)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