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일당 3300억씩 늘어
8월 대비 23% 가량 감소
신용대출은 증가 멈춰
[사진 = 연합뉴스]
당국과 금융사들의 대출 옭죄기에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주택담보대출이 전달보다 5조9148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 집계 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8월(8조9115억원)에 비해서는 한풀 꺾였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 등 정부 대출 규제가 도입되고, 은행들이 앞다퉈 까다로운 대출 조건을 걸고 나선 것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폭주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5조6029억원이 증가해 730조9671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는 가계대출 증가폭을 넘어서며 6조원 가까이 늘며 574조5764억원을 기록했다.
7월 7조5000억원, 8월 9조원 가까이 주담대 잔액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꺾인 것이긴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폭을 주담대 증가액이 넘어섰다는 것은 주택 구입 수요는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8월 말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금지 조치를 앞다퉈 내놨고, 9월엔 급기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몇가지 예외 사례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대출을 내어주지 않기로 하는 강력한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풍선효과’가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로 튈 수 있다는 우려에 신용대출 한도도 줄여서 조정하는 등 사실상 나올 수 있는 대출 제한 조치들은 다 나온 것이다.
그러나 추석 전까지 일단 잠잠한 듯 했던 대출 잔액이 추석 이후 다시 튀어오르기 시작하자 시중은행들은 다시 금리 인상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출 가능 상황 자체를 제한하는 한편, 가격도 확 올려서 수요를 꺾으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지난 25일 신한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렸고, 26일엔 우리은행이, 30일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은행도 금리인상에 동참했다.
은행들은 여전히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이번 대출 폭등기에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연말까지 조단위 금액을 대출에서 덜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 측에서는 가계대출 중 상당수가 정책금융이라는 점에서 대출잔액 산정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한 은행의 경우 주담대 잔액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등 정책금융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