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CPI 전년比 2.4% 상승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14개월 만에 최대
11월 스몰컷 가능성 88% 반영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0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다.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웃돌고, 고용은 둔화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온 후 투자자들이 미 경기 상황과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하고자 하는 가운데 시장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후 12시2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4% 내린 4만2494.54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04% 오른 5794.2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18% 상승한 1만8325.42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4% 올랐다. 지난 8월 2.5% 상승 보다는 낮아졌으나 시장 예상치(2.3%)를 웃돌았다.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3.3% 올라 역시 전문가 예상치(3.2%)를 상회했다. 식료품·주거비 상승이 CPI를 끌어올렸다.
쿡선퍼스의 루크 오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시장은 CPI 보고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근원 CPI가 약간 더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금리에 다소 민감한 중소형주를 매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를 향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월 CPI 발표 직후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일상적인 변동이 아니라 전반적인 추세"라며 "12개월, 18개월 간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하락했고, 일자리 시장은 우리가 완전 고용으로 여기는 수준까지 냉각됐다"고 진단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별도로 발표한 실업수당 지표에서는 고용이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9월29~10월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3만3000건 늘어난 25만8000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허리케인 헬렌 여파로 전문가 예상치(23만1000건)를 2만7000건 상회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소폭 웃돌았지만 완화세를 지속하고, 노동시장 또한 점진적으로 둔화됨에 따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8.4% 반영하고 있다. 전날 80.3%에서 8%포인트가량 뛰었다. 반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전날 19.7%에서 이날 11.6%로 하락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의 깜짝 상승에도 FOMC가 인플레이션이 하향 궤도에 있다는 시각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FOMC가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도미노피자가 올해 연간 매출 전망 조정 이후 0.24% 약세다. 미 제약회사 화이자는 행동주의 투자자 스타보드 밸류가 화이자 전직 임원 2명에게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2.22% 떨어지고 있다.
국채 금리는 혼조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거래일 보다 1bp(1bp=0.01%포인트) 오른 4.0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4bp 밀린 3.97%선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허리케인 밀턴의 미국 플로리다 상륙과 중동 불안으로 인한 공급 우려로 상승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8달러(2%) 오른 배럴당 74.7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62달러(2.1%) 뛴 배럴당 78.2달러에 거래 중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