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익률 꼴찌 ‘RISE AI&로봇’
편입 종목 실적 부진에 주가도 ↓
“국내엔 유망 AI 기업 없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미약한 존재감이 주가 수익률로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국내 관련 기업만 골라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올해 수익률은 반 토막 나는 등 큰 온도 차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5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가장 부진한 수익을 낸 ETF는 KB자산운용의 ‘RISE AI&로봇’으로 연초 이후 41.84% 하락했다. AI와 로봇 등 유망 기업만 골라 투자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올해 내내 미끄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ETF가 가장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종목은 네이버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22.45% 흘러내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꺾인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기대할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작용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주가 흐름 전환을 위해서는 “AI와 같은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서비스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로보틱스(-37.94%)와 레인보우로보틱스(-29.71%), 루닛(-48.61%), 솔트룩스(-37.72%) 순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최근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는 기업으로, 지난해 AI와 로봇 테마에 힘입어 오른 주가를 모두 반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해당 ETF에 담을만한 유망한 AI 기업이 국내 증시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나 HBM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면 AI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올해 부진한 수익률 ETF 2위는 포스코그룹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37.40%)였다. 포스코그룹은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본업으로 하고 있다. 최근 철강과 전기차 모두 업황이 둔화하면서 POSCO홀딩스(-32.80%) 포스코퓨처엠(-32.95%) 등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 기업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3% 감소한 14억원으로 가까스로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4분기는 적자 전환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이차전지 소재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SOL 2차전지소부장Fn’ ‘TIGER 2차전지소재Fn’ 도 전기차 업황 둔화 등 영향에 30% 이상 하락하며 수익률 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광수 기자(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