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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서 바라본 中 경제 전망···“최악의 상황 벗어났다”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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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킴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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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해외 투자로 해결



향후 중국 경제 전망을 둘러싸고 글로벌 시장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충돌한다. 경기 부양책 효과로 2025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편, 구조적인 개혁 없이는 하락세를 멈추기 어렵다는 반론도 강하게 제기된다.


중국 현지에서는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의견이 주류다. 일부 경제지표가 9월부터 소폭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재정 정책 효과가 적용되는 2025년 1분기부터는 상황이 본격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다. 경제 뇌관으로 지목받은 부동산 업황은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 경제 ‘펀더멘털’을 담당하는 기업들의 경쟁력 또한 여전히 나쁘지 않다. 발목을 잡았던 미·중 무역 분쟁 역시 ‘해외 투자’라는 활로를 통해 극복하는 모습이다.


2024년 중국 일부 경제지표는 9월부터 소폭 개선됐다. 내수 핵심으로 꼽히는 자동차 소비 증가율은 9월 0.4%로 6개월 만에 역성장을 끝냈다. 월별 소매 판매 증가율도 6~8월 3개월 연속 2%대 저성장세를 이어오다 9월 3.2%로 개선됐다. 인프라 투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에 힘입어 9월 크게 반등했다. 4분기 발표되는 경기 부양책에 따라 투자와 소비가 개선되면서 경기 반등을 실현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중국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은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살아나는 덕분이다. 완전한 부활을 논의하기는 이르지만, 거래량 등 긍정적인 지표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10월 중국 대도시 부동산 거래량은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리아장 한투신탁운용 상하이 리서치센터장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인구 유출이 많은 지방 소도시의 경우 상승폭이 크진 않겠지만,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는 안정적인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경제지표 회복세로 전환


대도시 중심 부동산 안정화 시작


경기 침체와 관계없이, 개별 기업 경쟁력은 여전히 뛰어나다는 점도 중국이 회복을 자신하는 이유다. 알리바바, 텐센트, 더우인(틱톡) 등 플랫폼 기업은 최근 정부 규제가 해제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샤오미·화웨이·하이얼 등 제조 업체는 애국 소비에 힘입어 가전·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최홍매 KB자산운용 상해법인장은 “중국 기업들은 이제 가격 경쟁력을 넘어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있다. 싸서 사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좋아서 사는 제품을 만드는 중이다. 공산품을 넘어 로봇·무인기 등 하이테크 분야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처럼 제조만 맡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골칫거리인 미중 무역 분쟁은 해외 투자를 통해 활로를 찾았다. 현재 미국은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자국 수입을 막는 규제 정책을 적극 발의 중이다. 공화당, 민주당은 한결같이 중국산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펼친다. 미국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자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해외 진출과 투자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2024년 9월 중국 상무부, 국가통계국, 국가외환관리국이 공동 발표한 ‘2023년도 중국 대외 직접 투자 통계 공보’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대외 직접 투자 유량액은 1773억달러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유량이란, 일정 기간 경제 조직 속에 흐르는 재화의 양을 뜻한다. 2023년 연간 중국에서 해외에 투자 명목으로 흘러간 자본이 1773억달러라는 뜻이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인한 해외 진출 가속화, 중국 내 인건비 상승, 미국과 EU 등 선진국의 중국산 제품 대상 고관세 조치 등으로 중국 기업이 생산기지 해외 이전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영수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장은 “과거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중국이 한국에 투자하는 시대가 됐다. 지난해 상하이 무역관을 통해 중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만 15억달러다. 올해는 상반기만 14억달러를 투자했다. 이제 중국은 투자받는 국가서 투자하는 국가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리아장(Leah Jiang)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 리서치센터장

中 경기 부양책, 양보다는 ‘질’에 집중해야

리아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 리서치센터장은 홍콩과 상하이 금융 시장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홍콩 맥쿼리증권을 거쳐 2011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펀드매니저로 입사했다. 현재는 상하이 리서치센터를 이끌며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Q.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경기 부양책에 대한 현지 반응이 궁금하다.


A. 2023년 중국 정부가 코로나 방역 전면적으로 해제한 이후 조금씩 경기가 살아나고는 있었다. 다만 후유증이 심해 회복이 더뎠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시점에서 9월 24일 발표한 경기 부양책은 단비와 같았다. 경기 회복에 대해 다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홍콩과 상하이 등 주식 시장이 오른 것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Q. 중국이 지향하는 경제 발전 정책 방향이 바뀌었나.


A. 과거 중국은 빠른 발전을 목표로 했다. 이른바 속도전이다. 경제 덩치를 키우는 데 역량을 기울였다. 과거 경기 부양책도 경제 성장 속도가 늦춰지지 않도록 하는 게 주요 목표였다. 이제는 다르다. 양보다는 질에 집중한다. 단순히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목표를 내세우지 않는다. 첨단 제조업 집중, 기술력 확보 등 ‘고품질 경제 발전’을 중점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40년 동안 중국 경제는 쉼 없이 성장했지만 아직도 수입이나 소득이 낮은 국민이 많다. 이제는 빈부 격차를 줄이고, 1인당 소득을 올려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Q. 미국과의 갈등으로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꺾일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A. 2018년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시작됐을 때, 투자자를 중심으로 중국 제조업을 향한 불안한 시선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분쟁 시작 후 6년이 지난 지금, 중국이 전 세계 무역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 해외 제조 기지를 마련해 회피하는 방안도 적극 마련 중이다.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굳건하다.


인터뷰 | 최홍매 KB자산운용 상하이법인장

中 경제 3분기 저점…내년 4.8% 성장 예상

최홍매 KB자산운용 상하이법인장은 2006년부터 중국 경제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왔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을 거쳐 KB자산운용에 입사, 상하이 현지에서 활동 중이다.


Q. 중국 경제를 두고 외부에서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현지에서 내다보는 분위기는 어떤가.


A. 본격적인 부활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 9월 대규모 부양책 발표 이후 주식 시장이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이 그 방증이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인 부채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이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실물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 기업 인원 감축, 연봉축소 등 여파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소비는 부진하다. 그럼에도 9월 경제지표가 조금 살아나고 있어 연말에는 경기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Q. 경기 침체와 관계없이 중국 개별 기업 경쟁력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A. 중국은 1등만 살아남는 시장이다.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수십~수백 개의 업체가 경쟁을 펼친다. 치열한 시장 경쟁을 거쳐 확보한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동차·가전·의류 등 공산품 분야는 외국산 못지않은 브랜드 파워를 지닌 업체가 다수 등장했다. 가성비만 따지던 시대는 끝났다.


Q. 2025년 중국 경제 전망이 궁금하다.


A. 3분기 전까지 시장은 2025년도 중국 경제성장률을 4~4.6%로 예상했다. 곧 세부 사항이 나올 부양책을 고려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UBS가 2025년 중국 GDP 예상 성장률을 4.8%로 인상했다. 개인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3분기는 경기 저점이 될 것이다. 올해 연말부터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기대한다. 소비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진정되면 확실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 기대한다.


[상하이 =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3호 (2024.11.06~2024.11.12일자) 기사입니다]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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