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증시지수 가운데 코스닥 지수가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3개 지수 중 38위를 기록한 코스피 지수 아래에는 러시아 지수 2개와 멕시코 S&P/BMV IPC, 그리고 코스닥과 코스피50이 있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적응기가 끝나고,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와야 국내 증시가 반전될 수 있다고 봤다. 또 글로벌 매크로와 함께 국내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받쳐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S&P500, 나스닥, 일본 닛케이, 중국 상해종합 지수 등 전 세계 32개국 43개 지수 가운데 코스닥이 마이너스(-) 18.01%로 올해(11월 12일 기준) 주가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연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지수는 대만 가권지수로 올해에만 31.22% 상승했다. 이어 미국 나스닥지수(28.56%), 헝가리 BUX(26.84%), 미 S&P500(25.82%), 터키 BIST(23.71%) 순이었다.
반대로 상승률이 가장 낮은 지수는 코스닥에 이어 러시아 RTSI(-17.83%), MOEX Russia Index(-10.69%), 멕시코 S&P500/BMV IPC(-10.35%), 한국 코스피50(-8.73%), 코스피(-6.50%) 순으로 집계됐다.
미국 대선 이후 성적표를 봐도 국내증시 지수가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최근 1주일간 수익률이 가장 낮은 지수는 미국 뉴욕주식시장 변동성지수였고, 이어 홍콩 항셍, 코스닥, 코스피 50, 코스피 순이었다. 주식시장 변동성지수는 의미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증시가 미국 대선 이후 가장 크게 하락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국내증시 약세가 최근 한달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봤다. 미국 대선 전 변동성 우려에 크게 하락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관세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은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 약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같은 공포심이 증시에도 반영된 것"이라며 "특히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대중 규제 이후 중국 증시보다 우리나라 증시가 더 많이 빠진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증시의 반전 재료로 트럼프 취임을 꼽았다. 현재 주식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는 '트럼프 리스크'가 취임 이후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지금은 트럼프 당선인에 적응하는 기간"이라며 "글로벌 경제상황이 트럼프에 적응하면 강달러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이밖에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 실적에 대한 불안심리 완화, 매년 반복돼 온 외국인 선물 매수 프로그램 유입 등이 증시를 반전시킬 것으로 봤다.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과 연말 배당투자 수익률 상승 등이 매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 경제 부양책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중국 내수 경기가 살아나 우리나라와 저가수출이 경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이 종료되고 오는 14일 옵션 만기일이 지난 뒤 연말까지 수급이 유입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국 지수 하락률 상위 10개. [인베스팅닷컴 캡처]
김남석 기자(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