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2일 발탁됐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그와 인도계 출신 기업가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효율부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정부효율부라는 ‘부처’ 직함과 달리 트럼프 당선인이 이 조직을 “정부 외부에서 조언하고 안내한다”라고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 조직은 한시적 운용 기간을 가진 대통령 자문 위원회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이를 블루리본위원회(BRC)라고 부르는데, 정부와 이해관계가 없는 순수 전문가 집단을 꾸려 조언을 듣는 방식이다. 이 조직이 정부에 권고안을 도출할 때까지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위원들은 자체 행정 권한은 없지만 대통령에게 정책에 대한 권고를 하는 방식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명예를 갖게 된다.
외신들도 일론 머스크 CEO가 정부 조직 상 공식 계통 부처의 장관직에 오를 경우 이해 상충 방지와 공직자 윤리 실천을 위해 막대한 테슬라 지분 등을 신탁 혹은 매도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BRC 형태로 트럼프 집권 2기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해왔다.
BRC 위원장이 되면 별도 공직자 윤리 심사를 받을 필요도 없고 현 기업 경영 활동에도 장애가 따르지 않는다.
앞서 레이건 행정부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구하는 연방정부 개혁과 유사한 BRC가 출범한 바 있다. 1985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국방관리 관련 BRC를 출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해당 위원회는 국방 관리와 조달시스템, 예산절차 등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연구 결과와 권고사항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동시에 국방장관에게 보고서 사본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위원들은 상공업에 관한 폭넓은 경험과 국가적 명성을 가진 이, 정부 및 국방에 관한 폭넓은 경험을 가진 이 등으로 채워졌고 이 중 한 사람을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위원회는 보고서 사본 제출 30일 뒤 자동 해체되는 방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정부효율부는 40여전 전 레이건 행정부가 방대한 예산을 쓰는 국방 조달 시스템에 대한 수술을 위해 출범시킨 위원회와 목적성이 닮아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효율부의 활동 종료 시점을 제250회 독립기념일을 맞는 2026년 7월 4일로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를 앞세워 연방정부의 낡은 관료주의를 혁파하고 한정된 예산을 더 유용하게 쓰도록 답을 구하는 정부효율부의 지향점을 미국이 새롭게 태어난 독립기념일로 맞추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 이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