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대로 2.6% 상승률을 보였다. 물가는 어느 정도 잡혔는데 지표 측정 가중치의 3분 1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계속 상승한 것이 지적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통계국은 지난 10월 헤드라인 CPI가 전월비 0.2%, 전년비 2.6% 상승했다고 밝혔다. 두 결과값 모두 다우존스 전문가 추정치와 일치한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비 3.3% 상승률을 보였다. 이 역시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에너지 비용은 10월에 변동이 없었고 식품 지수는 0.2%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에너지는 4.9% 감소했고 식품은 2.1% 증가했다.
문제는 주거비 지수다. 10월 주거비 지수는 전월비 0.4%나 올랐는데 다른 품목들의 월별 증가율을 올린 주범으로 지목된다. 9월 상승률 0.2%에 비해서도 두 배나 더 올랐고, 연간 기준으로는 4.9%나 상승했다. 식품 지수는 전월보다 0.1%p 높은 0.2% 상승률을 보였다. 에너지 지수는 전월과 동일했고 9월에는 전월비 1.9%나 하락했다.
10월에는 주거비와 중고차 및 트럭(2.7%), 운송 및 항공료(0.4%), 의료비(0.4%), 레크레이션(0.4%) 등이 상승했다. 반면에 의류(-1.5%)와 통신(-0.6%), 가구 등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꺼져가던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연간 2% 목표에서 더욱 멀어지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1월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새 행정부가 백악관을 차지하고 나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금리정책이 악영향을 받을 여지가 있는 지를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두번째 행정부를 구성하면서 관세 인상과 정부 지출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정책이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다시 물가상승이 도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지적된다. 인플레이션은 2022년 중반에 정점을 찍고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국 가계에 큰 문제로 존재하고 있다.
시장 트레이더들은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이 0.75%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선 전 가격에 반영된 수준보다 약 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