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5년 만에 2연속 내려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의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P) 낮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8 [사진공동취재단]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달 금리를 3.50%에서 0.25%p를 내리면서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두 차례 연속 인하다. 한은이 연달아 기준금리를 낮춘 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때만 해도 “금통위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통화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후 한 달 보름 새 3분기 경제성장률 충격, 도널드 트럼프 재선 등 한국 경제 리스크가 될 요소들이 잇따랐다. 실제 이날 한은은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 출범 리스크 등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2%와 1.9%로 0.2%p씩 낮춰 잡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성장 하방 압력이 증대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로 시중에 돈을 풀어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연속 금리 인하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원/달러 환율이 이미 1400원대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달러화와 비교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400원대 환율이 고착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 금리와의 금리 차도 부담이다. 이날 기준금리 완화로 미국 금리와의 격차는 1.50%에서 1.75%로 다시 벌어졌다. 원론적으로 달러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커진다. 이 외에도 다소 4분기 들어 다소 진정된 가계 부채와 수도권 집값이 다시 자극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