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빠르게 낮출 필요성 크지 않아"
"중립금리 2% 중반 추정…하향 가능성"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JP모건은 28일 한국은행이 성장률 하방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며, 내년 1분기와 2분기에 한 차례씩 추가 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인하한 연 3.00%로 결정했다. (사진= 한국은행)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낸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1분기와 2분기에 두 차례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씩 추가 인하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립금리 수준인 2.5%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금리 인하를 마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기로는 내년 2월과 5월을 꼽았다.
JP모건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날 시장의 ‘동결’ 전망을 깨고 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금리 인하 속도를 중립 수준 이하까지 빠르게 낮출 필요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잠재 성장률 하락 추세에 대한 한은의 우려를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는 현재 2%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명목 중립금리가 소폭 낮아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금통위의 결정이 두 가지를 시사한다고 봤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은 집행부인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 2명이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 중 장 위원은 지난달에도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우선 한은이 통화정책 변경 시 예측 가능성보다 유연성을 선호한다는 진단이다. 이례적인 연속 금리 인하와 부총재의 ‘동결’ 소수의견에도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과거의 패턴으로 현재를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는 3개월 내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한 명뿐이었지만 이번달에 전격 금리 인하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금통위의 3개월 내 금리전망이 ‘조건부’라는 점을 명확히 한 점도 정책 결정의 유연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봤다.
두 번째로는 금통위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사이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전 금리 인상과 동결 기간 동안 소수의견이 드물었던 것에 비해 금리 인하기를 맞아 상충 관계가 명확해지면서 위원 간 선호도와 우선순위가 갈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영은(bluera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