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 전망률 낮춰…"트럼프 2기 불확실성 등 악재 겹쳐"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코스피가 경기 부진 우려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우려 등 복합적인 악재에 급락하고 있다.

대외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 인하가 국내 경기 부진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되며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29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한 때 전 거래일 대비 57.71포인트(2.30%) 하락한 2,446.96에 거래됐다.

전일 코스피는 한국은행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도 강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지만, 이날은 장 초반부터 낙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경기 전망치를 하향한 것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며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2%포인트(p)를 낮췄다.

이에 전문가들은 트럼프 발 대외 악재에 이번 금리인하로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에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대외에서는 반도체 수출 규제 이슈가 있고 한국 내부로는 경기 부진에 대한 이슈가 있다 보니까 악재가 여러 개가 중첩이 됐다"며 "전반적으로 미국 증시 영향력이 없었음에도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단 한은 총재가 경기가 안 좋다고 얘기도 했고 성장률 전망치 자체가 아래로 내려갔다"며 "실제 연이어 나오는 지표도 안 좋다 보니 이렇게 되면 경기가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기가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했다"며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수출은 정보기술(IT) 부문 회복세 약화, 주력 업종에서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말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도 "전향적인 금통위의 입장 변화는 무엇보다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 상황과 낮아진 물가 상승률 등 달라진 국내 경제 여건에 따른 통화정책 필요성에 따른 선제 대응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 성장률을 소폭 하회하는 국내 경제 성장이 내수를 중심으로 추가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금리 인하로 전반적인 경제 여건과 정책 불확실성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경기 하방 리스크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금리 인하 시 확대될 수 있는 환율 및 금융 안정 리스크보다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하락세가 추세적인 하락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지수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매도 클라이맥스를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 요인들이 정상화 과정을 거치면서 반등 시도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물론 미국 장이 반장만 열리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서 다음 주 초반 시장 영향을 볼 필요가 있지만 여기서 2,400선을 깨고 추세적인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