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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심리적 저항선 4000억달러, 6년 만에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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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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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높이는 달러 가치…줄어드는 환율 방어 실탄



환율, IMF외환위기 수준인 1500원 돌파 전망 확산…경계감 고조

3년째 감소…가용 범위 154억달러 추정, 충격 완화 임무 차질 우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외환보유액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국 불안이 길어지면 환율이 1500원대까지 뚫릴 수 있다는 관측과 동시에 환율을 방어할 실탄인 외환보유액이 6년 만에 4000억달러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론까지 나온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주간거래 종가)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1432.2원을 기록해 하루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환율은 7.1원 오른 1434원에 개장해 시초가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환율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환율의 상방과 저항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강달러와 저성장 우려로 1400원대 내외에서 움직였던 환율은 계엄 사태 이후 1410원, 1415원, 1420원으로 점차 상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탄핵이 무산된 이후엔 정치적 불안이 심화하며 1430원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선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와 IMF 외환위기 수준인 15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강달러와 정치 불확실성으로 내년 5월 말까지 환율이 1500원을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외환보유액이다. 당국은 외환보유액 규모가 세계 9위 수준으로 높고, 외화건전성 역시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환율 상단이 지금보다 더 오르고 변동성이 커진다면 당국은 지금보다 공격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외환보유고는 강달러 기조가 계속되며 최근 3년간 내리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415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은 월별 자료만 공개돼 최근 상황에서 얼마나 줄었는지 알기는 어렵다. 정부가 현재 환율 방어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선을 유지하며 가용할 수 있는 범위는 약 154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과거 사례와 비교해보면 위태위태한 수준이다. 환율이 1430원을 뛰어넘었던 2022년 9월 말 외환보유고는 전월 대비 196억6000만달러가 감소했다. 외환보유고가 4000억달러를 밑돈 것은 약 6년 반 전인 2018년 5월이 마지막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환보유고가) 4000억달러를 밑돌면 심리적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의 개입에도 환율을 10원 정도만 낮출 수 있고, 외환보유고가 낭비되면 완충막이 없기 때문에 더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증시 진정을 위해서도 환율 안정이 필수적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변동성 확대 및 상승 압력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하반기 매도 우위 추세가 더욱 매수세로 전환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67포인트(1.02%) 오른 2442.51에 마감했으나 외국인은 1412억원, 개인은 1231억원 순매도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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