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CPI, 전년比 2.7% ↑ 전망 일치
주거비·식료품 상승 기여도 커
12월 스몰컷 전망 96.4%…국채 금리 하락
다음 날 공개될 11월 PPI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0일(현지시간) 장 초반 일제히 오름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나오면서 투심을 자극했다. 시장은 이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4% 상승한 4만4308.06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54% 오른 6067.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84% 뛴 1만9851.7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증시 개장 전 발표된 11월 CPI는 전문가 전망과 일치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7% 올랐다. 지난 10월 상승률(각각 2.6%, 0.2%) 보다는 0.1%포인트씩 올랐으나 모두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3% 올랐다. 10월 상승률, 시장 예상치와 모두 일치했다.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서 CPI 상승률이 소폭 확대됐다. 지난달 주거비는 전월 대비 0.3% 올라 전체 CPI 상승분의 40%를 차지했다. 식료품은 0.4% 올랐다. 에너지는 0.2% 상승했다.
광범위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 추세는 멈췄지만 지난달 물가가 크게 튀어오르지 않으면서, 월가는 Fed가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확실시 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6.2% 반영 중이다. CPI 발표 직전 86.1%에서 10%포인트 넘게 뛰었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8%로 낮아졌다.
Fed의 이달 금리 인하 전망에 미 국채 수익률은 소폭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1%,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4bp 밀린 4.1%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프린시플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의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Fed의 다음 주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확인해 준다"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물가 압박은 Fed가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Fed가 이달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한 뒤 내년 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달 금리를 내려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해 통화정책 당국자들이 미 경제가 여전히 견조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한 후 관세 인상, 불법이민 금지, 감세 공약을 이행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오를 가능성도 Fed가 통화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투자자들은 하루 뒤인 12일 발표될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대기하고 있다. 도매 물가인 PPI는 지난달에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5% 올라 상승폭이 10월(0.2%·2.4%)보다 확대됐을 전망이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상승중이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0.85% 오르고 있다. 테슬라는 1.5% 상승세다. 게임스탑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 후 7.16% 급등 중이다. 미국 약국체인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는 2.29% 약세다. 사모펀드 시커모어 파트너스가 월그린을 인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지만 시장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주가가 하락중이다.
국제유가는 강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75달러(1.09%) 오른 배럴당 69.3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67달러(0.93%) 상승한 배럴당 72.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상승폭은 축소됐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